[사설] 핵실험·ICBM 위협한 北 '레드라인' 넘지 말아야

2022. 1. 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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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의 파기를 위협했다.

북한은 엊그제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대미)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해온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번 결정이 김 총비서가 참석한 회의에서 내려져, 단순 경고가 아니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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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대미 신뢰구축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라는 모라토리엄 선언의 철회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1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8기 제6차 회의를 소집"했고,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에 참석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뉴스1

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의 파기를 위협했다. 북한은 엊그제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대미)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해온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1주년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 논의에 맞춘 대응이긴 하나 갑작스러운 강경 도발의 예고는 명분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국면이 조성되자 2018년 4월 핵 실험장 폐기,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른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인데 이는 지난 4년간 북미 신뢰의 상징이자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다. 그런데 특별한 상황 변화도 없는 지금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며 파기하겠다는 북한의 논리는 억지에 가깝다.

문제는 북한의 이번 결정이 김 총비서가 참석한 회의에서 내려져, 단순 경고가 아니란 점이다. 그러나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회귀하면 한반도 정세는 다시 화염과 분노의 시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주변 여건이 이전과 달라져 한반도가 미중 갈등에 휘말려들 우려가 크고, 50일도 남지 않은 대선 국면에서 대북 강경론의 입지만 넓어질 것이다.

북한이 평화와 미래를 원한다면 도발과 대결이 아닌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전략무기인 ICBM 시험발사는 북미 관계의 레드라인(경계선)이다. 정부는 대화와 외교 원칙을 견지하며,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측에 개의치 않는 북한에 대해 선을 넘는 도발로 얻을 게 없다는 사실을 보다 분명하게 경고해야 한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종전선언도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바이든 정부도 대화의 문을 더 열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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