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결국 핵·ICBM 협박 본색, 文 가짜 평화 쇼의 종말
북한이 김정은 주재 정치국 회의에서 “(대미)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라고 했다. “실제 행동으로 넘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쇼를 앞두고 잠시 멈췄던 핵·ICBM 도발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폭파 쇼를 벌였던 풍계리 핵실험장은 입구만 무너진 상태이고, 동창리 ICBM 발사장은 건재하다. 당장 핵·ICBM 도발을 할 수 있다.
북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핵은 김정은 정권을 지탱하는 생명 줄과도 같다. 김정은은 핵을 갖고 있다가 진짜 죽을 수 있다고 인식할 때만 핵을 포기한다. 경제 지원을 받고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만화나 동화 같은 얘기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했다. 북이 이런 말로 국제사회를 속인 게 한두 번이 아닌데도 문 대통령은 이를 미국 트럼프에게 보증까지 섰다. 노벨 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의 허영심을 이용해 김정은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하고 김정은을 판문점에 불러 레이저 쇼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노린 것은 핵 보유 상태에서 대북 제재를 푸는 것뿐이고, 아무리 트럼프라도 이를 용인할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은 신기루와 같은 가짜 평화 쇼였을 뿐이다. 그 가짜들이 바닥부터 무너지게 됐다.
김정은은 작년 1월 북 헌법보다 상위인 당 규약을 바꿔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국 통일을 앞당긴다’는 내용을 넣었다. 무력에 기반한 통일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핵’을 36번이나 강조했다. 2019년 이후 핵 시설을 재가동하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미사일도 수십 발 발사했다. 일찌감치 ‘비핵화는 사기였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당시 김정은은 극초음속 미사일, 초대형 핵탄두, ICBM·SLBM 개량, 전술핵, 핵 추진 잠수함, 군 정찰위성 등을 공언했다. 극초음속체는 이미 만들었다. 그다음은 핵·ICBM일 수밖에 없다.
북은 늘 한·미 선거에 맞춰 핵·ICBM 도발을 해왔다. 3월이면 우리 대선이고 11월은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 올해는 김정은 집권 10년, 김정일 출생 80년, 김일성 출생 110년이기도 하다. 최근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를 보면 중국이 또 북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다.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은 북한을 대미 카드의 하나로 만들려 할 것이다. 북의 핵·ICBM 협박은 말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에 “평화는 강하게 염원할 때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염원만 하는 사람에게 평화는 오지 않는다. 냉정한 현실 인식 속에서 만반의 대비를 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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