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의 '막가파' 식으로 가는 李·尹 퍼주기 경쟁

조선일보 2022. 1. 2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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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서 문화예술공약을 발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60~65세에게 연 120만원씩 주는 ‘장년 수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3~5년간의 공적 연금 공백 기간에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19~29세 청년에겐 연 100만원의 ‘청년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7세까지 1인당 월 10만원씩 주는 ‘아동수당’의 대상을 18세까지로 확대한다는 공약도 이미 내놨다. 이제 ‘중년 수당’만 나오면 태어나서 사망할 때까지 세금으로 국민에게 현금을 주게 된다. 사실상 ‘기본소득’이나 다름없다.

이 후보의 현금 퍼주기 공약은 연령, 계층, 특정 집단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20일엔 문화 예술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화 예술인에게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등록된 문화 예술인만 약 10만명이다.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추고 65세 이상에겐 임플란트 2개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수령액 중 20%를 감액하는 제도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모두 표를 노린 계산이다.

그는 1주택자 보유세 완화, 공시 가격 동결, 종부세 부분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경감, 취득세 경감 등 문재인 정부 정책도 뒤집고 있다. 대부분 자신이 더 강경하게 내세웠던 정책들이다. 농민들에겐 쌀값 부양, 대학원생에겐 학자금 대출, 취업 준비생에게 면접 복장과 헤어·메이크업, 사진 촬영비 등을 지원하는 ‘청년 면접 수당’, 청소년에겐 무료 생리대 지급을 약속했다. 근로자들 현금 상병(傷病) 수당,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공정 수당’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탈모약 건보 적용에 이어 가발과 모발 이식비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퍼주기 경쟁에 가세했다. 근로소득세 본인 기본 공제액을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하고 부양가족 연령을 20세 이하에서 25세 이하로 높이겠다고 한다. 1인당 월 6만원씩 무상 급식비를 모든 보육 시설과 유치원에 추가 지원하고, 출산 후 1년간 1200만원씩 주는 ‘부모 급여’도 약속했다.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다고 한다.

여야 두 후보의 퍼주기 공약들엔 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이냐는 얘기는 없다. 세금을 더 올리거나 나랏빚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경제를 멍들게 하고 결국 재앙을 부를 것이다. 이 뻔한 결말을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달려가는 후보들을 보면 거의 막가파식 경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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