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 피해자의 기록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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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이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과 상처 극복 과정을 담은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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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이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과 상처 극복 과정을 담은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를 냈다.
피해자 김잔디(가명)씨는 4년 넘게 박 전 시장의 비서로 일했다. 그는 2017년 상반기부터 박 전 시장이 사적으로 부적절한 연락을 해온 것으로 기억한다. 김씨는 “(박 전 시장이) ‘나 혼자 있어’ ‘나 별거해’ ‘셀카 사진 보내줘’ ‘오늘 너무 예쁘더라’ ‘오늘 안고 싶었어’ ‘오늘 몸매 멋지더라’ ‘내일 안마해 줘’ ‘내일 손잡아 줘’ 같은 누가 봐도 끔찍하고 역겨운 문자를 수도 없이 보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2020년 정신과 상담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의 성적 괴롭힘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사건을 세상에 내어놓기로 결심한다. 그가 13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날 박 전 시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시청에 복귀해 근무 중인 김씨는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이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깨달았다. 나에게 가장 잔인하게 상처 주는 사람도 나이고, 나를 가장 충만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도 나라는 사실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내 인생에 일어났을 때 스스로를 탓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그 고난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응원하며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 마음이라면 이제 어떤 일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천년의상상은 “이념적 지형에 따라 적대적으로 갈린 양대 정치 집단의 이해관계에 어떤 식으로든 사용되거나 복무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이 책이 원하는 것은 2022년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전 구성원에게 우리가 지키고 마땅히 가꿔나가야 할 공동체의 정의와 윤리적 가능성을 묻는, 불편하지만 피해서는 안 될 유효한 질의서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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