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이체해주세요"..'현금 없는 버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수연 2022. 1. 2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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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버스는 '현금 없는 버스' 시범 운행 노선입니다. 현금이 없다면 계좌 이체해주세요."

서울시가 '현금 없는 버스' 시범사업을 추가로 확대한 지 2주가량이 흐른 이날 신용산역에서 이 버스에 올라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 방면으로 가는 약 2시간 동안 이 같은 안내 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일부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해오던 '현금 없는 버스' 시범 운행을 18개 노선, 418대로 늘려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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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서울서 '현금없는 버스' 18개 노선 418대로 확대
교통 카드 미소지·잔액 부족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우려도
서울시 "계좌이체·QR 코드 등으로 결제 가능..전면 확대는 신중"
지난 12일 오후 교통카드 전용인 150번 버스에 부착된 ‘현금 없는 버스’ 시범사업 안내문.
 
“이 버스는 ‘현금 없는 버스’ 시범 운행 노선입니다. 현금이 없다면 계좌 이체해주세요.”

지난 12일 오후 ‘교통카드 전용’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150번 버스에 탑승하자 들려온 안내 방송이다.

서울시가 ‘현금 없는 버스’ 시범사업을 추가로 확대한 지 2주가량이 흐른 이날 신용산역에서 이 버스에 올라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 방면으로 가는 약 2시간 동안 이 같은 안내 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다. 방송 덕분인지 현금으로 요금을 지불한 승객은 없었다. 버스에 오른 승객 모두 망설임 없이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었다. 운전기사 역시 “근무 중 현금을 낸 손님은 없었다”며 “문의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일부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해오던 ‘현금 없는 버스’ 시범 운행을 18개 노선, 418대로 늘려 시행 중이다. 기간도 당초 오는 3월까지로 예정했다 6월로 연장됐다. 지난해 10월 시범사업과 함께 2개 회사의 8개 노선 버스 171대로 진행된 결과, 긍정적으로 안착했다는 시의 판단에 따라 이번에 대거 확대됐다.

이날 버스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다수 이 같은 변화(?)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현금 대신 카드로 오랫동안 지불해온 터다. 직장인 박모씨(37)는 “5년 정도 출·퇴근하면서 현금으로 지불한 승객을 본 적이 손에 꼽는다”며 “당장 나부터도 근 몇년간 교통카드나  모바일 결제 서비스만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현금승차 비율은 전체 버스 승객의 0.8~0.9%에 불과하다. 2004년 12.6%이던 비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2020년 들어 0%대로 급감했다. 현금 없는 버스 시범사업 노선에서도 그 비중은 0.08%로 하루 평균 55건 정도다.

낮은 이용률에 비해 현금 관리비용은 높다 보니 시범사업도 다른 지방자치단체까지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시에 이어 인천시도 시내 버스 내 현금 요금함을 순차적으로 없애기로 지난달 결정한 데 이어 이달부터 적용 중이다. 서울 시내 버스의 현금 수입은 2020년 기준 109억원이었는데 현금 승차를 위한 유지·관리비용은 2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인천시에서는 연간 3억60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외국인이나 디지털 소외계층 등이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서울 구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61)는 “교통카드 충전 액수가 모자라거나 깜빡 잊었을 때 종종 현금을 내곤 했다”며 “나이가 많은 이들에게는 자세한 안내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는 ▲버스 정류소마다 QR 코드 부착 ▲현금 대체 결제수단 홍보 ▲계좌이체나 교통카드 구매 안내 등의 방법으로 이 같은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겪을 불편을 고려해 개선점을 찾고 전면 확대는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라며 “시범사업 중인 노선 근처에 편의점 등이 있어 교통카드를 구매할 수 있으며, 외국인 승객들을 위해 별도 안내문을 부착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글·사진=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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