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경기 출장 대기록 김정은 "어느덧 17년..포기하지 않으니 여기까지 왔네요"
[경향신문]
장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
“우리은행서 첫 우승 가장 행복
이름값 때문에 뛴다는 느낌 들면
곧바로 쿨하게 은퇴할 겁니다”
“임영희 코치님처럼 엄청난 기록(600경기 출장)도 아닌데 많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앞으로는 진짜 한 경기 한 경기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뛰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난 15일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통산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아산 우리은행의 김정은(35·사진)은 20일 전화 인터뷰를 하며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자 이렇게 답했다. 2005년 12월21일 삼성생명과의 원정 경기에 신세계 쿨캣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이후 햇수로 17년. 그동안 숱한 부상과 고비를 딛고 500차례나 경기에 나선 자신이 대견할 법도 했을 터.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다보니 그냥 이 나이까지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500경기 출장은 김정은이 여자프로농구 역대 9번째. 지난 19일 하나원큐전을 포함 501경기에 출전한 그는 김계령(은퇴)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한 경기만 더 나서면 이미선(삼성생명 코치)·허윤자(WKBL 경기요원)가 가지고 있는 502경기(공동 6위) 출장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김정은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특히 일정 체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체중이 조금만 불어도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가서 아프고, 반대로 줄면 근력이 빠져 운동을 하는 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수술을 많이 한 데다 아픈 곳도 많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선수생활 중 가장 좋았던 때가 언제냐’고 묻자, 그는 신세계에 입단해 멋모르고 농구를 열심히 하던 시절을 꼽았다. “늘 도전할 수 있었고,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운 때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은행으로 옮기고 나서 우승할 당시가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했다. 자신이 프로에 들어와 경험한 첫 우승의 감격이었다.
김정은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여자농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그는 “스타도 등장하고 국제대회 성적도 동반돼야 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며 “그래도 박지수나 박지현 등 대형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젠 슬슬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연차.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은퇴의 기준’은 무엇일까. “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데 ‘이름값’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뛰는 경우를 많이 봐왔어요. 제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온다면 곧바로 쿨하게 은퇴할 생각입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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