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가 자극한 '불심'..민주당 내분으로 '불똥'
[경향신문]
불교계 오늘 전국승려대회
“이재명에 악재” 노심초사
정청래 “탈당 권유” 반발에
일각 출당 주장…갈등 조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이른바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를 자극한 데 이어 이재명 대선 후보 측으로부터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의원은 오는 21일 송영길 대표와 함께 조계종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여는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에 참석한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빗대면서 ‘해인사는 봉이 김선달’이라고 말해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조계종은 민주당 지도부에 정 의원 출당을 요구했고, 출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말 범불교대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성난 불심이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의원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소홀한 대접을 받아왔다는 불교계의 불만이 정 의원 발언을 계기로 폭발했다”며 “정 의원을 출당시키지 않으면 소지공양(손가락을 불태움)을 예고한 스님도 있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의원이) 자진 탈당해줬으면 하는 의원들이 주위에 많다”면서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인가”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핵관(이재명 후보 핵심 관계자)이 찾아와 이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라며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은 없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이날 정 의원의 탈당 관련 질문을 받고 “내용을 잘 몰라서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그렇다”고 답했다. 불교계 민심에 대해서는 “잘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정 의원이 불교계와 갈등을 유발한 것만으로 (출당 등) 징계하기는 어렵지만, 있지도 않은 ‘이핵관’이 있다고 발언한 것은 선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당에 큰 혼란과 내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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