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마저 편견을.." 음향사고→입담으로 극복, 은퇴마저 유쾌했다 [오!쎈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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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KBO리그 대표 입담꾼은 달랐다.
은퇴 기자회견 도중 발생한 음향사고마저 재치 있는 입담으로 극복하며 가는 날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무선 마이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삐~'하는 소음이 잇따라 발생했고, 결국 음향시스템을 종료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KBO리그 대표 입담꾼은 그렇게 유쾌하게 커리어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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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 역시 KBO리그 대표 입담꾼은 달랐다. 은퇴 기자회견 도중 발생한 음향사고마저 재치 있는 입담으로 극복하며 가는 날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지난 18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유희관은 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회를 전했다.
유희관은 유니폼이 아닌 멀끔한 정장 차림으로 행사장에 등장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 박세혁, 홍건희, 최원준이 차례로 꽃다발을 전달하며 제자와 동료의 은퇴를 기념했다. 포수 박세혁은 유희관의 첫 승과 100승을 함께했고, 홍건희는 유희관의 뒤를 이어 지난해 투수조장을 맡았다. 최원준은 유희관이 맡았던 토종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마이크 앞에 선 유희관은 “미디어데이 행사를 해봐서 안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린다”고 운을 떼며 “먼저 이렇게 영광스럽고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구단주님을 비롯한 두산 프런트에게 감사드린다. 입단 때부터 많이 부족했는데 날 아껴주신 두산 역대 감독님들, 지도해주신 많은 코치님들, 같이 땀 흘리면서 고생하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위해 함께 달려온 많은 선후배,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감정이 점차 고조된 유희관은 “마지막으로 두산 팬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항상 잘할 때나 못할 때나 격려, 질책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
이후 유희관을 향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려던 찰나 행사가 진행 중인 잠실구장 구내식당 음향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 무선 마이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삐~’하는 소음이 잇따라 발생했고, 결국 음향시스템을 종료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어수선해진 기자회견장은 유희관의 입담으로 금세 밝은 분위기를 되찾았다. 그는 “눈물이 쏙 들어간다”고 웃으며 “난 항상 이렇게 편견과 싸워왔다. 마이크마저 내게 편견을 갖는 것 같다”는 유쾌한 언변을 뽐냈다.
유희관은 현역 시절 느림의 미학과 함께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산의 각종 미디어데이 단골손님으로 나서며 ‘미디어데이 1선발’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외 각종 인터뷰와 방송에서도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중요한 날 자칫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음향사고가 발생한 상황. 그러나 유희관은 이마저 자신의 힘겨웠던 과거를 빗댄 농담으로 승화시키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KBO리그 대표 입담꾼은 그렇게 유쾌하게 커리어를 마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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