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차 신규계약 절반이 월세.. 주거불안 심해졌다

박상길 2022. 1. 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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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신규 계약의 절반가량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임대차 3법을 시행한 지 만 2년이 다 됐지만 세입자들은 되레 주거 불안에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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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전셋값 부담 커져
집주인도 보유세 탓 월세 선호
월세·반전세 당분간 계속 늘듯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주택 전월세 계약 현황 그래프. <연합뉴스>

작년 하반기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신규 계약의 절반가량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임대차 3법을 시행한 지 만 2년이 다 됐지만 세입자들은 되레 주거 불안에 내몰렸다.

2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대차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주택(아파트·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 포함) 임대차 거래 건수는 13만618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재계약과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을 포함한 갱신 거래가 3만7226건, 신규 거래가 9만8958건이었다. 갱신 계약의 경우 월세는 8152건으로, 전세 2만9074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반면 신규 계약 중 월세 계약 비중은 48.5%(4만7973건)에 달했다. 특히 신규 계약의 월세 비중(48.5%)이 갱신 계약 월세 비중(21.9%)보다 2배 이상 높았는데 작년 전셋값 급등과 전세 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세입자 조세 부담 전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 가격 통계 기준 서울 주택 평균 전셋값은 2020년 12월 3억7994만원에서 작년 12월 4억8965만원으로 1년 새 1억971만원(28.9%) 뛰었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는 97만원에서 107만원으로 10만원(10.3%) 올랐다.

아울러 서울의 주택 임대차 거래면적 평균도 계약 유형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 임대차 거래된 주택 면적의 평균은 54.6㎡(전용면적, 단독·다가구는 계약면적 기준)로 산출됐다. 거래 유형별 평균 주택 면적은 갱신 65.7㎡, 신규 50.4㎡였다.

부동산R114는 "모든 주택 유형에서 갱신 계약된 주택 면적의 평균이 신규 계약보다 컸는데, 서울에서 주택 임차보증금 수준이 높아지고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신규 임차인들이 주거 면적을 줄여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임대차 3법 시행 만 2년을 맞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차 수요와 함께 이사철 수요가 맞물리면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R114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 3만2012가구에서 올해 2만520가구로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이 높아진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고 있고, 세입자들도 전세를 구하기 위한 목돈이 여의치 않는 경우에는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급등한 전월세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더라도 거주 지역을 유지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게 된다"며 "최근에는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와 월세간 차이가 줄어든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이런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된다면 월세 계약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집주인들이 보유세 부담 때문에 월세를 선호하고 있으며 세입자들도 목돈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전세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내는 반전세 유행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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