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북풍에.. 野 "대북 굴욕정책 실패" vs 與 "대화 재개 나서야"

임재섭 2022. 1. 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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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일 도발에 정치권 온도차
국힘, 文정부 책임론 집중 공세
이재명 "비핵화 협상 재개를"
북풍 불어도 지지율 변화 적어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한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시작부터 연일 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신 북풍'이 불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라고 각을 세우고 있으나 여당은 "지금이라도 대화를 재개해야 하는 이유"라고 맞받았다.

북한은 20일 정치국 회의에서 "신뢰구축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의 재가동을 검토하겠다"며 핵 활동·ICBM 발사 시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기존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는 내용이 논의된 것을 말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북한의 활동 재가동은)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잠정 중단했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겠다는 엄포"라며 "미국에 대한 시위를 넘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북한의 핵·미사일로 제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윤석열은 약속드린다.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굴하지 않겠다"며 "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을 정상화하고 연합작전태세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조치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화에 무게를 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직접 "북한의 조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후보는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즉시 중단할 것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지 않도록 정부가 단호하게 대처해줄 것 △미국과 북한이 즉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실용적인 대안을 찾는 데 힘을 모아줄 것 등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무력시위로는 북핵 문제를 풀 수 없다"면서도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정치권도 정략적 접근을 배제하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선거 시기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안보 이슈가 떠오르면 보수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야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 조사 기간 9일~14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된 이 시기의 윤 후보의 지지율은 6.5%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3.4%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대처 후보를 묻는 문항에는 이 후보 38.5%, 윤 후보 37.2%로 큰 차이가 없었다. 국론 분열로 이념적 성향에 따라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판이하게 달라져 있어 당장 지지율 변화로 드러나지는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더욱 끌어 올릴 경우 대선의 주요 이슈로 전면 등판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지율과 진영을 떠나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북한 비핵화 원칙을 바탕으로 외교적 노력·국방력 강화를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범철 한국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북한이 결정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교의 어려움과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 한국은 정권교체기라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틈타 핵 능력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 아닐까 한다"며 "5년 내내 대화를 하는 동안 북한이 핵 능력을 강화했는데 제재는 못 하지 않았나. 대화를 위한 대화는 효용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이제 핵 실험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북한이 언급한 선제적이고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조치, 즉 풍계리·동창리 활동 재개와 영변 핵시설을 보여주고, 열병식을 하면서 긴장을 서서히 끌어올린 뒤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쪽으로 갈 것"이라며 "중간단계로 인공위성 발사를 말하면서 북한이 외교적 압박 가해올 가능성도 있지만 궁극적인 것은 다탄두 미사일이고, 시기적으로는 2월까지는 고강도 도발을 하기엔 촉박하니 3월 한미연합 군사훈련 기간이나 4월 김일성 생일 전후로 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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