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광주 붕괴 아파트 39층 공법 멋대로 바꿨다

한현묵 2022. 1. 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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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붕괴된 아파트 39층의 공법을 사전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광주 서구와 경찰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안전관리계획서 제출 당시 무너진 39층 바닥에 재래식 거푸집(유로폼)을 만들어 콘크리트를 타설하겠다는 공법을 제출해 승인받았다.

광주 서구는 붕괴사고 현장의 공법 변경이 안전관리계획 변경 승인 대상이지만 현대산업개발 측으로부터 어떠한 신청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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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재래식 거푸집 공법안 제출
공간 비좁아 지지대 설치 어렵자
승인 없이 '무지보 공법' 무단변경
바닥 두께도 임의로 2배 이상 늘려
21일 타워크레인 해체.. 내주 수색
사진=연합뉴스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붕괴된 아파트 39층의 공법을 사전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광주 서구와 경찰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안전관리계획서 제출 당시 무너진 39층 바닥에 재래식 거푸집(유로폼)을 만들어 콘크리트를 타설하겠다는 공법을 제출해 승인받았다. 하지만 39층 슬래브(바닥)는 승인받은 공법이 아닌 무지보(데크 플레이트) 공법으로 시공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무지보 공법으로 변경한 데는 38∼39층 사이는 소방설비 등 배관이 들어가는 공간(PIT층)이다. 1m 높이의 좁은 공간이라 동바리(지지대) 설치가 어렵기 때문에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고 콘크리트 타설이 가능한 무지보 공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전관리계획상 공법 변경사항이 있을 경우 변경 승인을 받아야 되는데, 이번 경우 이를 무시했다. 광주 서구는 붕괴사고 현장의 공법 변경이 안전관리계획 변경 승인 대상이지만 현대산업개발 측으로부터 어떠한 신청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붕괴 아파트의 일부 슬래브 두께를 당국의 승인 없이 2배 이상 두껍게 설계 변경한 것도 사고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붕괴된 39층 바닥면 두께를 15㎝로 균일하게 건설하기로 당초 사업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사고 이후 확인된 설계 도면상에서 주민공동시설(게스트하우스)이 들어서는 바닥면을 35㎝ 두께로 타설하도록 무단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해체 준비 공정에 투입된 작업자들이 쇠줄을 묶는 안정화를 진행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오는 21일 기울어진 타워크레인을 해체한 뒤 잔해가 쌓인 상층부에서 실종자 수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타워크레인 해체는 21일 완료될 전망이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 반경 79를 위험구역으로 정했다”며 “해체가 진행되는 2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위험구역 내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체 도중 주기둥(메인 마스터)이 기우는 등 타워크레인이 넘어질 조짐이 나타나면 현장에서는 대피 경보음이 울리고 추가 통제령이 발동된다.

타워크레인 해체를 21일 완료하면 외벽 안정화 등 추가 안전 확보를 거쳐 내주 초 본격적으로 구조대가 상층부 잔존 잔해에 접근하는 정밀 수색이 이뤄진다.
상층부 드론 수색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 무너진 콘크리트 사이로 철근이 어지럽게 삐져나와 있다. 소방당국은 20일 직접 접근이 어려운 상층부를 드론을 이용해 수색했다. 소방청 제공
소방당국이 붕괴 아파트 내부를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에는 붕괴가 시작된 39층부터 22층까지의 처참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8개 층 대부분이 천장과 바닥이 무너지고 철근과 배관, 콘크리트 잔해물이 서로 뒤엉켜 있어 마치 전쟁터를 보는 듯했다.

가장 처참한 곳은 29, 30층으로 위층의 슬래브가 완전 붕괴돼 하늘이 훤히 보였다. 아파트 내부의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구조물 대부분이 붕괴됐다. 발 디딜 공간이 없는 데다 헛디딜 경우 금세 떨어질 수 있는 아찔한 모습이었다. 31, 32층 내부는 미처 끝내지 못한 창호, 벽돌 적조작업과 작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옷가지 등 소지품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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