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촬영장서 고꾸라뜨린 말, 일주일 뒤 죽었다

김지숙 2022. 1. 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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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동원됐던 말이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방송(KBS)은 20일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를 사과하며 출연했던 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어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니 안타깝게도 촬영 1주일 뒤 말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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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낙마장면 촬영위해 말 다리에 와이어 묶어 넘어뜨려
KBS "사고직후 부상 없어 돌려보내..책임 통감"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동원됐던 말이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라 제공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동원됐던 말이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방송(KBS)은 20일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를 사과하며 출연했던 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어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니 안타깝게도 촬영 1주일 뒤 말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고는 지난 11월2일 ‘태종 이방원’ 7회에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생했다. KBS는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혔다”고 밝혔다.

‘말 학대 논란’은 이날 오전 동물자유연대·카라 등 동물단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시 촬영장 영상을 공개하며 가열됐다. 공개 영상에서 말은 양 발목에 밧줄이 묶인 채 달려 나오다가 앞으로 고꾸라진다. 나무에 묶인 밧줄을 보조 출연자 여러 명이 붙잡고 쓰러뜨렸기 때문. 이 과정에서 배우 역시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바닥으로 위험한 방식으로 떨어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스태프는 “성인 남자들이 뒤에서 줄을 잡아당겨 달리는 말을 넘어뜨렸다. 결국 배우도 떨어져서 잠깐 정신을 잃었고, 부상까지 있어 촬영을 멈췄다”고 카라에 말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다. 이러한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하거나 게시하는 것 또한 동물학대에 해당한다.

KBS 태종 이방원 누리집 갈무리

카라 전진경 대표는 “이번 논란은 두 가지 측면에서 충격적이다. 첫째는 동물을 촬영 소품으로 폭력적인 방식으로 소모한 것이고, 둘째는 이러한 촬영 방식이 학대라는 것을 출연진 등이 인지하지 못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사망한 말은 외양적으로 퇴역 경주마로 보인다. 말이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쓰여지게 됐는지 출처에 대해서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와 동물자유연대는 KBS를 경찰에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시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면서 “각종 촬영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 협조를 통해 찾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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