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핵관", 김어준 "AI 이재명"..친문 vs 친이 갈등?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의 큰 반발을 사고 있죠?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이른바 '이핵관'을 거론하며, 탈당을 종용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이 '이핵관'은 없다며 진화에 나선 가운데, 공개적으로 정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가짜 욕설 녹취 파일을 만들기 위한 'AI 이재명'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그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논란이 붉어졌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내일(21일)은 불교계가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날입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이 발언이 불교계를 자극했죠?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체위 국정감사/지난해 10월 5일) : 제가 봤을 때는 이건 말이 안 됩니다. 3.5㎞ 밖에서 매표소에서 표 끊고 통행세 내고 들어가요. 그 절에 안 들어가더라도 내야 돼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요.]
전국 주요 사찰엔 정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습니다. 이번 전국승려대회를 맞아, 16명의 승려들이 '소지공양'(燒指供養), 그러니까 손가락을 태우는 공양에 나서겠다! 결의를 드러내기로 했는데요. 일단은 소지공양까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비록 중단이 되긴 했지만, 불교계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분명하게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대선을 앞둔 민주당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데요. 조계사를 찾아 108배까지 했지만, 등돌린 불심을 되돌리진 못했습니다. 불교계가 원하는 것! 108배가 아니라 정 의원의 사퇴죠. 보다 못한 누군가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나섰나 봅니다. 정 의원이 이런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이른바 '이핵관'이 찾아왔다면서 말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지난 18일) : 이핵관이 찾아왔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불심 때문에 골치가 아픈 민주당. 여기에 '이핵관' 논란까지 번진 겁니다. 민주당은 '이핵관'은 없다! 수습에 나섰는데요. 책임있는 사람과 비선은 다르다, 선을 그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그래서 지금 이핵관이라고 하는 것은 공개는 안 됐지만 당의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 있는 의견을 전달했을 거라고 봐요, 저는. 그래서 이거는 우리가 얘기하는 그런 정치적 용어의 이핵관 이런 게 아니고 정청래 의원이 말을 좀 재미있게 하려고 이핵관이라고 갖다 얘기를 한 거죠.]
정 의원은 이른바 '이핵관'이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탈당을 권유했다고 했죠? 이 후보는 물론 송영길 대표도 잘 모르는 일이다, 거리를 뒀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정청래 의원에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습니다. 불교계 문제는 민주당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는데, 좀 경과를 제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KBS광주방송총국 제1라디오 '무등의 아침' / 어제) :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의견은, 저희 당의 입장은 그 내용은 저는 잘 모르는 일이고요. 정청래 의원 문제뿐만 아니라 이걸 계기로 드러난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 문제나 문화재 보존에 있어서 불교가 가졌던 여러 가지 억울한 점들을 잘 살펴서 제도적으로 해결해 보겠다라는 게 제 입장입니다.]
정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당에선 공개적으로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죠? 조응천 의원이 총대를 멘 겁니다.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말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만약에 제가 그렇다면 되게 민망하고 괴로울 것 같아요. 그래도 저렇게 그냥 있는 거 보면 참 대단하신 분이다, 싶습니다.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좀 탈당해 줬으면 하는 의원 분들 주위에 많을 겁니다. 선당후사, 선당후사하잖아요. 지금만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입니까?]
일부에선 이번 사태를 친이계와 친문계의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정 의원이 대표적인 친문계 의원인데다 '이핵관'이란 민감한 단어를 사용한 게 그 이유인 듯 싶은데요. 최근에 미묘한 음모론도 하나 제기가 됐죠?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8일) : 제가 최근 아주 중요한 제보 하나를 받았어요. 이재명 후보가 직접 욕을 하는 딥페이크 음성 파일을 모처에서 제작해서 모처에 납품해 곧 배포할 예정이다. 최종 납품되면 그걸 유포할 계획인데 유력한 유포 루트 중에 하나로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죠. '친문재인'을 걸고 실제로는 '반이재명' 활동을 하는 그룹이 있는데 이 그룹이 결국 누구의 조종을 받는지도 함께 밝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설 연휴 전 배포 계획인 것 같습니다.]
가짜 욕설 파일을 만들기 위한 'AI 이재명'이 존재하고, 조만간 해당 파일이 배포될 거란 겁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제보가 있긴 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AI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네. 할 수 있어요. 우는 것도 할 수 있고.]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AI가 이재명 후보자의 욕설의 경지에 가려면 아마 AI가 돌아버릴 거예요.]
때아닌 음모론, 게다가 이른바 '대깨문'을 음모의 중심으로 거론을 했죠? 민주당에선 당장 거리를 뒀는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 음모, 혹은 소문에 대한 근거를 알지 못합니다. 생기지도 않은 일을 갖다가 먼저 미리 걱정하는 것은 별로 효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거기에 대해가지고 경종을 울린다고 한들, 만약에 그게 되고 있다고 하면 그 경고에 반응을 해서 그걸 그만 둘 것도 아니고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우리가 음모론에 빠지기 시작하면 자꾸 일단 그 메신저의 신뢰를 일단 떨어뜨립니다. 음모론 자체가 뭐가 있어 보이지만 그 음모론을 얘기하는 메신저는 신뢰도가 무조건 떨어지게 돼 있어요. 왜냐하면 음모론이라는 것은 증명되지 않아요.]
음모론에 공감한 인사도 있었습니다. 바로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입니다. 열린공감TV가 김어준 씨와 비슷한 주장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요. 이 글을 공유한 겁니다. 해당 글엔 "소위 '문파'로 불리기도 하며 '똥파리'로 비하받고 있는 일부 세력"이란 표현도 있었는데요. 이 '똥파리'라는 말.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용어로도 쓰였습니다.
[김용민/평화나무 이사장 (지난해 7월 / 화면출처: 유튜브 '김용민TV') : 요즘 이낙연 지지 그룹으로 방향을 정한 똥파리들. 똥파리들이 열심히 또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이동형 또 명언이 있잖아요, 똥밀필패(똥파리가 밀면, 필패한다). 3등도 못 한다 그러다가.]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0월 / 화면제공: 이낙연 캠프) :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 내 가지고 유린하는 것, 그건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뿐만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입니다. 지지해 주시는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현 대변인은 대표적인 문파이자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죠, 트위터 계정명 '더 레프트'도 공개저격했는데요. 더 레프트가 문파단체방에 만들어 올린 이미지들이라며, 어디까지 갈까요? 공개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이미지 중 하나에는 "김건희 여사님, 문파는 이런 영부인을 원했다"는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더 레프트는 즉각 반박 글을 올렸는데요. 이 이미지는 본인이 만든 게 아니다! 허위사실을 유포했으니 사과하라!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디까지 갈까요?"란 질문에 "갈 데까지 가겠다!"고 답변이라도 하듯, 현 대변인을 겨냥한 이미지도 잇따라 게시했습니다. 윤석열 찍으면, 현근택 너 때문인줄 알아라!라고 말입니다.
이른바 '대깨문', '문파'를 자극한 김어준 씨와 현근택 대변인. 과연 이재명 후보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 이 후보의 지지율보다 높은 상황이죠? 지금이 자중지란을 일으킬 때인가, 싶기도 합니다. 이른바 친문과 친이 사이의 갈등 양상이 겉으로 드러난 이유. 결국 이른바 '욕설 파일' 공개가 직접적인 원인인데요.
[장영하/변호사 (지난 18일) :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개XX, XX놈, X신, 찌질이, 불쌍한 인간 등 모멸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습니다.]
민주당은 김건희 씨 통화파일 공개를 물타기하려는 시도라는 입장이죠?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그렇게 네거티브적으로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몰아가는 것은 결국 온당치 못하다고 이야기 드리고 싶고요. 이재명 후보가 여러 차례 말씀했고 전후 과정들을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건희 씨를 향해 강하게 날을 세우며, 공세를 더 강화하고 있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KBS광주방송총국 제1라디오 '무등의 아침' / 어제) : 사실상 김건희 씨가 거의 완벽하게 윤석열 씨 행동을 장악하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 캠프나 모든 정치 현안에 대해서 관여하고 있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 것 아니겠습니까? 제2의 이멜다가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필리핀의 이멜다처럼. 이런 사람을 검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민주당 일부에선 이른바 '썬데이서울'이 여론을 끌고가게 해선 안된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김건희 씨에 대한 문제 제기가. 그런데 그거를 메인으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게 신문 지면을 많이 차지하고 민주당 목소리의 과반수를 차지해 버리면 이번 선거는 어려운 게 중도층이…야, 윤석열이 참 문제가 많구나 했다가 또 이재명도 문제가 많네? 자꾸 이렇게 같이 그냥 도긴개긴이다.]
친문과 친이 갈등이, 녹취록과 욕설 공방이 국민들에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정작 필요한 건 비전과 정책이겠죠.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앞으로, 제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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