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 성장 사수하라" 기준금리 LRP 두달 연속 낮췄다
인하폭 커지고 5년물 금리도 이례적 낮춰
작년 4분기 4% 성장에 중국 경기 부양 의지
주식 시장은 시큰둥..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경제 성장 둔화 속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인하했다. 지난달보다 인하 폭도 커지면서 중국의 경제 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란 분석이다. 중국은 올해 5%대 성장률 사수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춘 3.7%로 20일 고시했다. 5년 만기 LPR는 0.05%포인트 인하한 4.6%로 집계됐다. 5년 만기 금리를 낮춘 건 지난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의 평균치로,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한다.
인민은행은 2019년 8월 1년 만기 LPR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한 이후 LPR을 낮춰 고시하는 방식으로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해왔다. 2020년 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2월과 4월 두 번 LPR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내렸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초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들면서 통화 완화 정책 강도를 조정해왔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 20개월 만에 1년물 LPR을 0.05%포인트 낮췄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지난 17일 MLF 금리를 0.1%포인트 내린 만큼 LPR 금리도 인하할 것으로 봤다. 다만 지난 달보다 인하 폭이 두 배 커진 건 예상 밖이란 해석도 나온다.
궈이밍 주펑자산투자 고문총감은 “전반적인 속도는 비교적 빠르고 시장 예상치를 약간 웃돌았다”며 “MLF와 LPR 금리 인하는 실제 대출금리 하향을 유도할 수 있고, 기업의 융자 비용을 낮추고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은 지난달과 달리 이번엔 5년물 금리도 인하했다는 것이다. 5년물 LPR의 경우 주택모기지론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택은 거주의 대상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강조해왔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5년물도 낮췄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GDP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 중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 당국은 2020년 말 부동산 부채를 줄이기 위해 ‘3대 마지노선’ 정책을 내놓으면서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일을 서둘러 앞서 나가면서 시장의 보편적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경기 부양 의지를 보였다.
주식 시장 시큰둥…추가 금리 인하 전망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저효과 덕에 작년 1분기 18.3%까지 치솟았지만 2분기 7.9%, 3분기 4.9%로 급격하게 경제가 식고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4분기 성적표는 4.0%에 불과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5%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를 지탱한 건 수출이다. 코로나19 방역 용품과 진단키트 등 수요 덕분에 중국의 2021년 수출 증가율은 전년도 대비 29.9% 급증했다.
그러나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고 다른 국가들의 생산도 활발해진다면 올해 중국 수출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생산에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의 3대 엔진 가운데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영향으로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8%에서 4.3%로 0.5%포인트 낮췄다. 세계은행도 최근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 더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꺼낼 것이라 보는 시각도 많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시대를 알릴 것으로 예상되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올해 경제 성적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온다.
이날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주식시장은 오히려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전 중에는 반짝 상승하더니 결국 0.09% 하락했고, 선전성분지수도 0.06%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홍콩 항생지수는 3.4% 올랐다.
팅 루 노무라증권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1년 및 5년 만기 LPR은 물론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몇달 동안 유동성을 확대하고 위안화 절상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경기부양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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