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주장' 경남 윌리안 "욕심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박병규 2022. 1. 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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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밀양] 박병규 기자 = 2022시즌 경남FC의 주장을 맡은 윌리안이 숨겨 왔던 ‘주장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주장에 임명되자 재빨리 선수단에 커피를 돌리며 자축했다. 설기현 감독은 윌리안의 프로정신과 책임감을 높게 평가했다.

K리그1 승격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경남FC가 밀양에서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설기현 감독, 공격수 하남과 동행한 윌리안은 주장의 자격으로 나섰다.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11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윌리안은 올 시즌 팀의 승격 선봉에 섰다.

윌리안은 “벌써 경남에서 2년 차다. 개인적인 퍼포먼스에서 만족감이 있었다. 지난해 경남이 적어도 플레이오프에 올라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아쉬웠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부족한 점을 많이 알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과 경기력에서 좋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한 마음이 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팀의 주장이 된 소감에 “12살에 브라질에서 이탈리아로 갈 때 이미 책임감이 있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책임감이 필요했다. 감독님도 영향을 주셨다.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진다면 좋은 팀이 된다. 또 서로를 존중하면 강한 팀이 된다”라며 주장으로서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윌리안은 지난 시즌, 팀이 아쉽게 실점하여 패했을 때는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이러한 점을 잘 알았던 설기현 감독은 “윌리안을 보면서 유럽에서 온 느낌과 자세가 보였다. 어렸을 때 유럽을 나가서 그런지 프로 정신이 강하다고 느꼈다. 훈련할 때 경기장에서 보면 그런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사실 외국인 주장 선임이 부담될 수 있는데 윌리안은 프로 정신이 매우 뛰어났다.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한다. 한국 선수들은 다그쳐서 끌어 올릴 때가 있는데 이 친구는 지적할 것이 없다. 패배에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하지만 승부욕이 강하다. 다음 경기에 부족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진짜 프로다. 국내 선수들도 영향을 받아서 매 경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최전방 공격수 역할인 득점 뿐 아니라 수비를 하면서 골도 넣어준다. 동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라며 극찬했다.

사실 윌리안은 주장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이를 파악한 설기현 감독은 그를 유심히 지켜봤다. 설기현 감독은 “팀을 이끌어 갈 만한 선수들은 많다. 감독으로선 주장 선임이 고민이었다. 배승진을 이번에 임시 주장으로 선임하여 지켜보았다. 그런데 윌리안이 간절히 원하는 모습이 보였다”라며 웃었다. 그러자 윌리안은 “나도 주장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지 몰랐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설기현 감독은 “윌리안이 지난 시즌 후반기에 주장 역할을 잘 해온 기억이 있었다. 한국에서 훈련하는 선수 중 윌리안처럼 열심히 하는 선수는 처음 봤다. 올 시즌 제가 강조하는 체력과 멘탈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윌리안에게 어떤 주장이 되고 싶은지 묻자 “소통과 책임감이 중요하다. 책임감으로 소통을 하면서 같이 팀을 끌어갈 수 있는 주장이 되고 싶다. 소통면에서는 부주장 배승진이 있다. 그 선수의 경험이 새로운 선수들에게 교류가 되고 융화되게 돕고 싶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자 설기현 감독이 크게 웃으며 비화를 설명했다. “윌리안이 주장 선임되자 며칠 뒤 바로 선수단에 커피를 돌렸다”라고 했다. 이에 윌리안은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라며 받아쳤다.

설기현 감독은 내심 윌리안이 20골을 넣길 희망했다. 그러자 그는 “나 혼자보다 다양한 선수들이 골을 넣게 되면 승점도 얻고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다. 모든 선수가 많이 넣길 기대한다”라며 동료를 생각했다.

한국 선수들과 소통을 어떻게 할 계획인지 묻자 “영어나 포르투갈어 등 쉬운 말들로 전달한다. 중요한 말이 있을 때는 통역에게 전달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또 설기현 감독이 “사실 윌리안이 한국말을 잘한다. 작년에 누가 ‘하나, 둘, 셋’하고 파이팅을 외치는데 한국 사람인 줄 알았다. 정말 발음이 좋다. 아마 지금 이야기도 다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팀을 총괄하는 주장에게 혹시 말을 잘 듣지 않는 선수가 있는지 묻자 “주의를 줄 선수가 없다. 힘든 훈련이 있으면 같이 훈련하고 장난치는 분위기면 함께 장난친다. 아직 누군가를 혼낸 적은 없다”라고 했다. 동료 에르난데스의 반응이 어땠는지 묻자 다시 설기현 감독이 “(주장을 못해) 화나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그러자 윌리안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하며 “부주장 하고 싶어 하더라”라고 했다.

윌리안은 “에르난데스와 같은 방을 쓰고 있어서 경기 외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에르난데스는 어리기 때문에 내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주장이 된 후 축하도 받았고 본인이 더 기분 좋다고 했다”라며 훈훈한 스토리를 설명했다.

그에게 어린 시절의 해외 생활이 책임감을 가지게 된 계기였는지 묻자 “12살에 이탈리아로 갔을 때부터 남자이자 한 집의 가장으로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멘탈 적인 영향이 컸다. 이후 성장하면서 체력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어느 나라에서는 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체력, 멘탈 모두 중요했다”라고 했다.

윌리안은 가깝게는 대구의 세징야처럼 한국에서 성공 사례를 거둔 외인 반열에 오르고 싶은 목표가 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훈련 적인 시간이나 통증 등 문제점이 있어도 운동장에 무조건 나와 훈련하는 자세를 갖추었다. 팀에게 본보기가 되면 좋을 것이다. 경남에서의 좋은 퍼포먼스가 된다면 역시나 계속 레전드로 남고 싶다. 광주에서도 플레이나 퍼포먼스도 좋았다. 계속 한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레전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목표를 밝혔다.

끝으로 그는 K리그2로 강등된 친정팀 광주와의 경기에 대해서는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만들어준 팀이 광주였다. 광주에 2년 동안 있으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골을 넣는다면 세레머니는 하지 않겠다. 세레머니를 한다면 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이다”라며 예우를 갖추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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