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나홀로 금리 역주행.. 시진핑 3연임 앞두고 경기급랭 차단 [중국 기준금리 인하]

정지우 2022. 1. 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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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원자재·물류 인플레 폭등세
美·英·加 등 금리인상 카드 만지작
中, 한달새 기준금리 두차례 내려
"5% 성장률 사수" 경기회복 총력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가중 우려에 각국이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국제유가, 원자재, 물류 등 3대 인플레이션 요인이 폭등세를 보이자 새해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형국이다. '회색 코뿔소'(지속된 경고에도 쉽게 간과되는 위험) 우려에 대한 대응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중국은 한 달 새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내리며 '나홀로' 역주행하고 있다.

20일 주요 외신과 각국 통화당국에 따르면 긴축 행보에 가장 공격적인 곳은 미국이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미국은 지난해 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당장 첫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오는 25~26일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때 올해 처음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매파적 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말들이 월가로부터 나온다. 금리인상은 당초 올해 3차례 정도로 전망됐지만, 극단적으로 '최대 8회'라고 내다보는 의견도 있다. 올해 중 양적긴축 단행 가능성도 연준에서 거론된다.

미국이 한 번에 0.25%p 이상 금리를 올린 금리를 올린 적은 지난 2000년 5월 이후 없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해소의 효과를 위해선 오는 3월 0.5%p 인상해야 한다고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애크먼은 주장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미 지난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0.15%p 상향 조정했다. 내달 3일 예정된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0.25%p 추가 인상 전망도 있다.

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그는 임금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언급하며 향후 BOE가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일리 총재는 "기업들이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캐나다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날 30년 만에 최고치인 4.8%로 치솟으면서 금리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 인플레이션 달성과 유지를 위한 금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오는 26일 다음 금리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TD증권의 앤드루 켈빈 전략가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음주 0.25%p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물가상승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연내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된다.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와프(OIS) 시장 상황으로 봤을 때 ECB가 올해 정책금리를 0.1%p씩 2회 인상하고, 내년에는 3∼4회 올릴 것이라고 것이다.

독일의 경우 국채 10년물 금리가 3년 만에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 10년물 금리가 같은 날 장중 한때 0.021%까지 올라갔다면서 2019년 5월 이후 첫 플러스 전환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미국 연준의 적극적 금리인상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인플레이션 등 위기대응 차원이며 이전에 대폭 낮춘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폭을 적정 수준까지 축소하는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세계 여건이 한국 물가와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면 한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은 금리인하에 강경하다. 오히려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 등을 향해 기준금리 인상은 개발도상국(중국 포함)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중국의 속내는 글로벌보다는 자국 경기급랭 차단에 방점이 찍혔다고 봐야 한다. 중국 정부와 통화당국은 "중국 경제는 수요위축, 공급충격, 전망 약화 등 3중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 8.1%가 올해는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은 당장 올해 가을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짓는 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경기위축은 시 주석의 업적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고삐를 당겼던 부동산 등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RRR)과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한 차례씩 내렸고, 이날에도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p 하향 조정했다.

중국 핑안증권은 "통화완화 정책은 아직 여유가 있고 다음에 완화할지 여부는 경제회복 효과, 특히 부동산 시장의 안정에 달려 있다"면서 "3월 양회와 4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관찰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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