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달러가치 하락 가능성 높다

김충제 2022. 1. 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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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 가치가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으나, 미국 경제의 대외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3·4분기 미국의 순대외부채가 16조71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GDP 대비 순부채 비율도 69%로 2010년 17%에 비해 급증했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가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고, 다른 나라가 미국에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미국 주식과 채권을 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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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 가치가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으나, 미국 경제의 대외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정책당국의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그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2·4분기부터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정부의 가계 지원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과 산업생산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3~4월에 비농업부문에서 일자리가 2236만개나 줄었다. 그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일자리가 1879만개 늘었으나, 아직도 코로나 직전보다 357만개 낮은 상태이다. 산업생산도 지난해 11월에야 가까스로 코로나 직전 수준까지 올라왔다.

생산이나 고용이 소비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는 미국의 수입 증가에 있다. 2021년 1~11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7855억달러로 그 이전 3년 평균보다 41%나 늘었다. 미국 내 생산보다 더 늘어난 소비를 해외 생산으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가 미국의 대외부채 증가로 나타났다. 지난해 3·4분기 미국의 순대외부채가 16조71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GDP 대비 순부채 비율도 69%로 2010년 17%에 비해 급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돈을 찍어내고, 그 돈으로 미국 가계는 국외에서 생산한 상품을 사서 쓰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가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고, 다른 나라가 미국에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미국 주식과 채권을 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이 2000년 71%에서 2010년에는 62%로 낮아졌고, 지난해 3·4분기에는 59%로 더 떨어졌다. 2021년 3·4분기에 미국의 순포트폴리오 투자 수지도 11조달러 적자였다. 미국이 외국에 투자한 주식과 채권 투자금액보다 외국인이 미국에 투자한 돈이 그만큼 더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3·4분기에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미국인이 주식을 많이 샀다. 여기다가 외국인도 미국 주식 투자를 늘려 주식시장에 거품을 초래한 것이다. 거품이 붕괴되면 미국으로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입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연준이 올해 3월부터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그런 기대로 달러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누적되고 있는 미국의 대외 불균형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통화 가치는 오른다. 외환을 운용하는 각종 기관투자자는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유로나 위안 자산을 늘려야 할 것이다. '서학개미'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우리 개인도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지금은 미국 시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시기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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