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와 만난 이재명 "한반도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일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의 화상 대담에서 “한반도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와 가상자산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로저스 회장과 화상으로 만났다. 대담은 이 후보가 묻고, 로저스 회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지난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할라리 이스라엘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를 화상으로 만난 바 있다.
이 후보는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 투자할 만한가”라고 물었다. 로저스 회장은 “서로 전쟁 위험을 낮춘다면 국방비를 아껴 인프라에 투자가 가능하고, 그렇다면 한반도는 기대해볼 만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면 군사비 상당 부분을 복지비나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수 있으리란 것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남북 경제협력이 현실화된다면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는 과거 발언을 지킬 것인가”라고 물었다. 로저스 회장은 “돈을 많이 투자하겠다고 했지,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고 한 건 아니다”면서도 “북한의 천연자원과 인력, 한국의 제조력과 자본을 합치면 엄청나진다”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군사분계선이 열리게 되면, 한국은 정말 큰 기회를 열어볼 만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세계 5강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를 데려오면 (영국 록그룹)롤링스톤스가 휴전선에서 춤추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한국 주가지수가 현재 3000포인트인데, 충분히 5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로저스 회장은 세계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이 되면 다시 폭락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올해 하반기가 되면 아마 제가 미국 주식을 팔아야 할 것 같고, 손해를 좀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가상자산 가상화폐의 미래는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로저스 회장은 “많은 가상자산은 이미 사라지고 있고 이미 가치가 ‘제로(0)’로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로저스 회장은 미·중 패권경쟁 시대의 경제 전략을 묻는 이 후보의 질문에 “갈등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발언을 내놨다. 국가의 민간 투자 확대와 관한 이 후보의 질문에는 “북한과 평화를 통한 경제성장”이라고 답변했다.
곽희양·탁지영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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