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 문과생이 AI 전문가가 되는 비법

2022. 1. 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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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계급 사회에서 수학을 넘어 인생의 길을 모색하려면

[서평]



수학을 읽어드립니다
남호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대부분의 성인들은 수학에 대한 기억이 결코 좋지 않을 것이다. 수학은 학창 시절을 괴롭힌 골치 아픈 존재일 뿐 별다른 쓸모도 없는 것 같다.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널려 있는 젊은 세대라고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상은 더 이상 수학이라는 기반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지고 수학과 과학이 융합되면서 이제 수학이 미래 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앞서 그 변화의 물결을 경험하고 인식한 뒤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수업 시간에 이미 수포자 바이러스에 걸려 있을 대부분의 문과생들을 상대로 수학을 가르쳐 온 이색적인 교수가 있다.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이자 예일대 해스킨스연구소 시니어 과학자인 남호성 교수다. 직함부터 문과와 이과의 이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그는 분명 영문학과 교수임에도 매일 수학을 공부하며 학생들에게 함수와 미분, 행렬과 벡터 같은 수학을 가르친다. 그는 어쩌다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하게 된 걸까.
 
학창 시절 수학이 싫어 자발적인 수포자의 길을 선택, 문과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가 언어공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하면서 뒤늦게 수학의 중요성은 물론 매력까지 알게 된 그가 색다른 수학 자기 계발서를 펴냈다. 영문학과 교수가 웬 수학책인가 싶겠지만 문과 출신의 수포자였던 그가 시행착오 끝에 돌고 돌아온 경험으로 풀어낸 수학 이야기는 그래서 조금은 더 특별하고 의미가 있다.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이력과 경험을 통해 느낀 과정을 토대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수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할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고민을 해 봤던 사람으로서 느낄 만한 진입 장벽의 고민을 함께 나눈다. 자신이 어떠한 계기와 방법으로 다시 수학을 공부했는지, 훗날 제자들에게 어떻게 수학을 가르치고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개발하게 됐는지, 앞으로의 시대에 왜 융합적 인재가 필요하고 그 속에 왜 반드시 수학이 있어야 하는지 등 자신만의 좌충우돌식 적응기와 교습 노하우를 통해 어렵게만 생각해 왔던 수학과 다시 화해할 수 있는 발판을 모색한다. 

 

인공지능 시대,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수학

20년 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본의 아니게 계급을 구분 짓는 용어 ‘컴맹(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있었듯이 이제는 수학을 모르면 문맹이 되는 ‘수맹’이라는 단어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때일수록 미래 인문학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길을 바로 ‘수학’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수학을 멀리해 왔던 문과 계열 학생들과 많은 직장인들이 수학을 외면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필요성을 깨닫고 공부해 나갈 때 앞으로 미래 일자리는 물론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그가 이끌고 있는 문과생들로 이뤄진 음성 인식 AI 연구팀 남즈연구소는 이러한 고민과 목적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가 직접 부딪치고 깨지며 공부해 온 수학과 코딩을 학생들에게 ‘복붙’하듯 가르쳐 온 결과물이다. 그리고 수포자들을 매혹시켰던, 문과생들도 극찬했던 그만의 강의 방식을 그대로 구현해 수학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수학 대중서를 쓰고자 했다. 이 책 한 권이면 수학적 개념을 전혀 몰라도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쓸모 있고 유용한 핵심 수학에 대한 기초를 차근하게 다질 수 있다.

수학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고 배운다는 것은 단지 수포자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넘어 앞으로 살아갈 세상과 자신의 인생 앞에 결코 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도대체 무슨 소용일까 싶을 때 그 유용성과 가능성을 몸소 실천해 보이고 있는 조금은 특별한 교수가 전하는 조언들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누구라도 무조건 어렵고 복잡하고 머리 아픈 학문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새롭고 친숙한 시각으로 ‘수학’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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