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슬라브 두께 약 2배로 늘려 무단 변경.. 승인도 안 받았다

광주=고성민 기자 2022. 1. 20. 17: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의 일부 슬라브 두께를 당국의 승인 없이 두 배 이상 두껍게 설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당초 광주 서구청이 승인한 두께보다 두 배 이상 두껍게 슬라브 설계구조를 변경하고도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의 일부 슬라브 두께를 당국의 승인 없이 두 배 이상 두껍게 설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콘크리트 두께가 늘어나면 하중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무단 설계변경이 붕괴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의 지난 19일 모습. /고성민 기자

20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붕괴한 39층 바닥(PIT층 천장 슬라브)면 두께를 15㎝로 균일하게 건설하기로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붕괴사고 이후 확인된 설계 도면상으로는 붕괴한 39층 슬라브 단차가 3개로 나뉘며, 주민공동시설(게스트하우스)이 들어서는 바닥 면을 35㎝ 두께로 타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당초 광주 서구청이 승인한 두께보다 두 배 이상 두껍게 슬라브 설계구조를 변경하고도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받지 않았다. 결국 서구청은 현재까지도 사고가 난 슬라브 일부가 35㎝로 설계 변경됐는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슬라브 공사가 승인받은 두께보다 두껍게 시행됐는지는 현장 확인을 거쳐야 하지만, 무단으로 슬라브 두께를 두껍게 바꿔 과도한 하중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현대산업개발은 해당 현장 공사 방식도 승인 절차 없이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39층 바닥면을 재래식 거푸집(유로폼)으로 만들어 콘크리트를 타설하기로 계획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실제 39층 슬라브는 승인받은 공법이 아닌 ‘무지보’(데크 플레이트·Deck plate) 공법을 사용해 공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거푸집 아래 지지대(동바리)를 받쳐야 하는 기존 공법으로는 공사가 어려워 보이자,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무지보 공법으로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는 “슬라브 두께가 당초 승인받은 것과 달라졌다면 반드시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2019년 말 사업계획 승인 도면이 확정된 이후 변경 신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 “현대산업개발 측이 실제 슬라브 두께를 변경 시공했는지, 언제 공법을 바꿔 공사를 진행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에 대한 입장 발표를 거부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