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목전, 李 필요성 강조.. 尹 재검토 시사 [이슈 재점검]

김나경 2022. 1. 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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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오는 27일 시행
李 "기업, 과도한 우려 전에 예방 노력 우선해야"
尹 "해외 투자 어려워진다면 재검토 가능"
安 "정부와 원청 업체가 함께 산재예방 투자"
沈 "모든 사업장 적용하되 조건부 완화 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SBS D 포럼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로 들어가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파이낸셜뉴스]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재계가 바짝 긴장하는 가운데 여야 대선후보 4인의 정책적 기조가 주목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법 취지에는 이견이 없지만 법 시행에 따른 실효성을 두고는 입장이 다소 갈린다. 법 시행을 앞두고 노동계는 산재 예방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재계에선 최고경영자(CEO)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간다'며 우려를 표명한다.

■李 예방 방점, 尹 시행령 개정 시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에서 10대 그룹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산재로 아까운 목숨을 잃는 연간 2000명이 넘는 사람과 유가족 입장에서 보면 심각하다"며 찬성입장이 분명했다. 재계의 우려에 대해선 "자칫 잘못하면 생각지도 못 하게 형사 처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산업계에서 정말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해 예방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산재를 줄이기 위해 통상적 노력을 하는 선량한 경영자라면 중대재해법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께서 과도한 우려 전에 예방 노력을 우선 펼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후보는 시행령 개정을 시사하는 등 '친기업적' 시각이 두드러졌다. 산재 예방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되 기업의 현실적 고충을 외면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윤 후보는 최근 재계 관계자들과 만날 때마다 "내국인 투자는 물론 해외 투자도 어려워진다면 국민과 산업계 의견을 들어 재검토할 수 있다"며 법 개정을 시사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업인과 투자 의욕이 줄어서는 안 된다며 규제 완화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기업에게는 중복규제, 과잉규제라는 우려를 내놨다. 그는 "중대재해법은 기존 산업안전보건법과 겹치는 부분도 많다"며 "기업하는 분들이 의욕을 잃지 않도록 시행령을 다듬어 합리적으로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安 "정부-기업 공동 투자", 沈 "모든 사업장 적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산재 예방에 정부와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절충적 입장을 내놨다. 사고 처벌보다는 예방으로 무게 중심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사고가 어디서 많이 나나 보니 50인 이하 건설사였다”며 ‘정부와 원청업체가 함께하는 투자’를 중요과제로 뽑았다.

안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정부가 되면 저는 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정부와 그리고 원청업체가 함께 안전에 50인 이하 기업이 투자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모든 산업장에 중대재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심 후보는 현재의 중대재해법이 ‘누더기법’이라며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직접 발의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지난 19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만나 “이제는 ‘기업 하다 보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지’라는 관행을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건부 사후 규제 완화’도 검토할 수있다는 입장이다. 심 후보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같은 민사적 책임이 수용된다면 얼마든지 사전 규제와 사후 책임이 함께 가는 규제 완화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후보는 당 차원에서 추진한 입법을 부인할 수 없는 입장이고, 윤 후보는 시행 과정에서 기업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 후보 입장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이미 만든 법을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업 우려도 반영해 절충한 시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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