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전략 공천' 요구에 당 발칵..윤석열 '원팀' 성공할까

박소연 기자 2022. 1. 20. 17: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선 48일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원팀' 행보가 중대 기로에 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자신의 측근들에 대한 3·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윤 후보가 공천에 대한 '공정한' 원칙을 지키면서 홍 의원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 정치력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홍준표 전략공천 요구에 당 발칵…尹은 원칙론 밝혀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곽상도 전 의원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엔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공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낙마한 후 홍 의원 지지선언을 했다.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이 2020년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했을 때부터 그를 도왔던 측근이다.

홍 의원은 당초 △국정 운영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내놓고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상임고문으로 선대본부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제조건을 공개했다. 그러나 홍 의원이 사실상 공천권을 요구했단 점이 알려지면서 전날 밤 당이 발칵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권영세 선대본부장(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후보는 원칙론으로 대응했다. 그는 이날 당사에서 정책 발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은 없다. 공관위를 구성해 공관위가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공천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홍 의원이 훌륭한 분을 추천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도 "추천했다고 해서 바로 공천되는 건 우리 당의 민주적 절차에 걸맞지 않고 우리 의사 구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이 제시한 2가지 조건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결합의 여지를 남겼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청년센터 '다온나그래'를 방문해 기자들을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당원 간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며 "월요일 최고위에서 저희가 경선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그 기조에 변화가 있으면 관계있는 분들의 정치적 타협이 있어야 될 건데 그 과정이 쉽지가 않을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洪의 합류 명분 쌓기…측근 챙기기 나섰나
지난해 11월4일 당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서울 홍대거리를 방문해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날 윤 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엔 배석자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가 수락한 내용을 당내에서 문제삼자 홍 의원은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하고 이야기한 내용 가지고 나를 비난한 것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공천 관련)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해서 정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홍 의원이 윤 후보 선대본부 합류의 명분을 쌓으려 한 것으로 해석한다. 홍 의원은 표면적으론 전략공천을 제안한 것이 국정 운영을 담보할 만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의원은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을 쓰라는 것이고, 지금 이 상황에선 결국 본인 사람 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구 중남구 전략공천 제안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홍 의원이 차차기 대선 출마와 대구시장 출마 등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측근 챙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이번 경선을 치르면서 당내 기반이 없어 고전했다. 특히 측근을 챙기지 못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당 안팎에선 윤 후보에게 전략공천 요구를 한 것은 이 같은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상황에서 자신을 위해 대구시장 출마를 포기한 이진훈 전 구청장의 돌파구를 열어주려 한 게 아니겠나"라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내가 당신을 위해 이정도까지 했다고 보여주려는 면피성 제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洪, 단일화 조언도 했다…尹, 일단 예우 다할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2022년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홍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조언도 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그간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단일화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왔다. '국정 운영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관련, 윤 후보와 홍 의원이 향후 권력을 분점할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거론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실제 양자간 이런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씨 리스크가 공개 언급된 데 대해서도 내부에선 불편한 기색도 감지된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일단 대선 승리를 위해 '원팀' 구성이 시급하다고 보고 홍 의원 끌어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최 전 원장과 만난다. 전략 공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당내 기류에도 일단 홍 의원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예우를 다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종로 전략공천에 대해) 저와 사전에 얘기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큰 흐름에서 원팀이 되는 과정"이라며 "이 대표 말대로 다음주 월요일 이전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송지아 측 "디올백 짝퉁 맞지만 악의는 없었다" 해명 통할까송지아, 아빠 생일선물까지 '짝퉁'?…누리꾼 댓글 달자 영상 삭제"효도하라" 며느리 8년 성폭행 시부…유방암 입원 중에도 '경악''상간녀 소송 취하' 황보미…"오해 풀었다" 전한 뒤 올린 근황'태종 이방원', 말 학대 사실로…발목 묶어 강제로 넘어뜨려[영상]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