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장 '빅테크 M&A'에 연이어 경고장

이재연 2022. 1. 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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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쟁당국이 이틀 연속 빅테크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각) <시엔비시>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인수합병에는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시장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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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액티비젼 블리자드 인수 발표 직후
첫 방송 인터뷰에서 "면책 주어지지 않을 것"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리나 칸 위원장. 연합뉴스

미국 경쟁당국이 이틀 연속 빅테크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80조원을 들여 ‘스타 크래프트’와 ‘디아블로’로 유명한 게임업체 액티비젼 블리자드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현재 경쟁당국의 역량으로는 이런 인수합병에 대한 제재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만큼, 빅테크가 스스로 확장을 자제하기를 바라는 속내가 읽힌다.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각) <시엔비시>(CNBC)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인수합병에는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시장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위원회가 메타(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왓츠앱을 분할시키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소송을 두고 나온 발언이다. 그는 “그동안 (경쟁당국이) 무대응을 반복하면서 심각한 대가를 치렀다”며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 한다”고도 했다. 칸 위원장의 방송 인터뷰는 취임 후 처음이다.

전날 발표된 엠에스의 블리자드 인수 계약도 화제에 올랐다. 인터뷰 진행자가 “(이번 계약은)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문제되지 않을 수 있지만, 새로운 기준에서 보면 또 다를 수 있다”고 말하자 칸 위원장도 수긍했다. 그는 “아주 중요한 이슈”라며 “현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업결합 심사) 기준이 필요하지 않은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고의 수위를 재차 높여가는 모양새다. 전날 연방거래위원회와 법무부는 “기업결합 제재를 강화하겠다”며 제도 보완을 위한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두 경쟁당국은 특히 디지털 시장의 특성을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뒤떨어진 심사기준 때문에 테크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프리패스’를 받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재차 공언한 셈이다.

경쟁당국이 계속해서 대외적 메시지를 내놓는 배경에는 일종의 위기의식이 있다. 당국이 통상적인 제재 절차를 통해서는 인수합병을 적시에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애물 중 하나는 디지털 산업의 특성이다. 지금까지 통용됐던 전통적인 분석 기법으로는 테크 기업들의 독과점 여부를 입증하는 게 만만찮다. 실제로 미국 법원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진 적은 드물다. 법원에서 결론이 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장벽이다.

경쟁당국은 양적으로도 수세에 몰려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인수합병 건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칸 위원장은 <시엔비시> 인터뷰에서 “(인수합병) 계약 규모가 2배로 뛰는 동안 우리의 (인적) 자원은 그대로였다”며 “어떤 계약들을 심층 조사할지 취사선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시장의 반응에 달렸다. 지난달 한 아웃도어 의류 기업은 11개월간 기업결합 심사를 받은 끝에 경쟁사 인수 계획을 스스로 포기했다. 칸 위원장은 “소송은 오래 걸린다”며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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