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거침없이 나아가는 'OTT의 아이들' [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2. 1. 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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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넷플릭스 ‘킹덤’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에 각각 출연한 배우 김혜준(왼쪽부터), 위하준, 조이현. 사진 스포츠경향DB, 아티스트컴퍼니


OTT의 등장은 대한민국 방송가의 지형도를 순식간에 바꿔 놨다. 그중에 순기능으로 꼽을만한 요소가 여럿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드라마들은 한류의 유행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제작비가 증가해왔다. 그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것이 출연료다. 회당 1억을 넘어서는 출연자들이 늘어나면서 제작사들은 스타 배우의 캐스팅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와 이들로 인한 제작비 부담을 동시에 감당해왔다. 하지만 OTT는 장르나 소재, 구성으로 소구한다. 제작사들이 이러한 요소에 신경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캐스팅의 구도도 변했다.

OTT의 제작이 봇물을 이뤘던 지난 2019년부터 OTT는 여러 배우들의 성장터전이었다. 연극 혹은 뮤지컬 또는 방송에 나왔어도 조명을 받지 못했던 배우들이 장르적인 특징을 잘 표현한 공로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곁들여진 순기능이 바로 신인의 발굴이었다. OTT는 20대 초반 약관의 신인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부여했고,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의 스타 캐스팅 시스템이었다면 결코 주인공이 되지 못했을 이들이 스포트라이트 앞에 섰다.

OTT를 거친 신예들은 다시 지상파나 케이블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아직 기획과 제작이 정상화되지 못한 영화분야보다는 방송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방송한 드라마를 쭉 살펴도 이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JTBC ‘구경이’에서 해맑은 살인마 케이 역을 연기했던 김혜준은 넷플릭스 ‘킹덤’에서 어린 계비 조씨 역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개봉한 ‘싱크홀’에서 이상한 매력을 배가하더니 ‘구경이’에서 정점을 찍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금토극 ‘배드앤크레이지’에서 역시 케이 역을 연기하는 위하준 역시 지난해 세계적인 히트작인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출신이다. 극중 ‘오징어게임’의 정체를 궁금해 하고 직접 잠복수사에 나서는 형사 준호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지옥’ ‘고요의 바다’에 각각 출연했던 배우 이도현, 정지소, 유희제. 사진 스포츠경향DB, 사람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주인공 이은혁을 연기했던 배우 이도현 역시 방송가가 주목하는 신예로 부상했다. 연기경력이 단 5년에 그치지만 ‘스위트홈’에서 인상적인 연기 이후 tvN 드라마 ‘멜랑꼴리아’에서 주연급으로 도약했다. 영화 ‘기생충’으로 알려진 배우 정지소 역시 촬영은 먼저였던 넷플릭스 ‘지옥’에서 죽음을 고지하는 천사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이후 KBS2 ‘이미테이션’, tvN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등을 거쳐 입지를 넓혔다.

이러한 케이스는 많다. 주로 장르물에서 특정 직군이나 나이대를 많이 선보이는 OTT에서는 ‘D.P.’의 조현철이나 이준영 등 군인 연기를 한 신예들을 비롯해 ‘고요의 바다’에서 우주탐사선원 이투 역을 연기한 유희제, 촬영은 먼저 했지만 지상파 드라마가 먼저 공개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조이현, 박지후, 윤찬영, 로몬 등의 신예를 쏟아냈다.

이들에게 기존의 웹드라마보다 훨씬 체급과 구성을 키운 유명 OTT의 작품은 자신을 단련하고 유명세를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새해에는 이러한 기조가 세계시장에도 통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OTT 뿐 아니라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산 OTT에서도 전략적인 신예육성을 가능하게 했다.

2022년 넷플릭스에서만 25개 작품이 새로 선을 보이는 수요에 급증은 당연히 배우 공급의 숨통도 틔게 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신예들이 시험대에 올라 자신의 진가를 증명할지, 올해는 그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를 보는 큰 재미를 찾을 수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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