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묶어 강제로" 동물학대 논란 '태종 이방원' 시청자 항의→국민청원 등장(종합)

박은해 2022. 1. 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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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KBS 1TV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에 불이 붙었다. 드라마를 폐지해야 한다는 시청자 항의부터 관련자를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1월 19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SNS를 통해 '드라마 촬영을 위해 강제로 넘어지고 쓰러지는 말, 그들의 안전과 복지가 위태롭다'라는 제목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태종 이방원’ 드라마에서 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장면이 방송됐다"며 "해당 장면에서는 극 중 이성계 역할을 맡은 배우가 말에서 낙마하면서 말의 몸이 바닥에서 90도 가까이 들리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고 동물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촬영 방식 문제점을 지적했다.

1월 20일에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를 규탄한다. 어제 동물자유연대는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촬영 시 말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드라마 촬영 현장 영상을 확보했다"는 글과 함께 낙마 촬영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말은 드라마 촬영 중 와이어에 발이 걸려 바닥으로 고꾸라졌고, 심한 충격을 받은 듯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말에 탄 배우 역시 실제 말에서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동물자유연대는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 영상 속에서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졌다"며 "그 뒤 말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살아는 있는 것인지, 부상당한 곳은 없는지 알 길이 없다.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동물자유연대는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 금지 처벌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 게시하는 것도 동물 학대로 범죄에 해당한다"며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다. 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말이 와이어 줄에 걸려 고꾸라지는 영상이 공개되자 시청자 항의가 빗발쳤다. '태종 이방원'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동물 학대라니" "제발 폐지해 주세요. 부탁입니다" "동물 학대 장면 영상 보고 충격받았다" "이거 처벌 못 하냐" "낙마 장면 말 상태를 알고 싶다" "말 상태 공개하고 조사에 착수하라"는 내용의 항의글이 약 400개가량 작성됐고, 현재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말 학대 논란 관련자 조사 및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도 게시됐다. 1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철저한 수사 및 처벌 필요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KBS 1TV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화에서 방영된 낙마 장면에서 실제로 동물 자유 연대의 촬영본에 따르면 다리를 와이어에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고 이러한 행태가 말의 생명까지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무리한 행위임이 확인됐다"며 "다수의 촬영진이 존재했던 상황에서 누가 보아도 명백한 동물 학대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매우 놀랍고도 경악할만한 상황이다. 관행처럼 동물을 촬영의 도구로 사용되었고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에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는 것을 볼 때 이번 사건은 그저 수면위에 드러났을 뿐 그 밑에는 수많은 동물 학대가 있었음을 거의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에 대해 관련자를 철저히 수사해주시고 법적으로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청원 드린다. 또한 이를 계기로 방송 등에서 동물들이 도구로 학대되지 않도록 동물 복지를 제도화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동물 학대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지만 KBS는 여전히 "관련 사안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사진=KBS/동물자유연대 공식 인스타그램/청와대 홈페이지)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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