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항상 편견과 싸웠습니다"..유희관이 은퇴식서 울고 웃은 사연

입력 2022. 1. 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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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눈물이 쏙 들어가네요. 이렇게 항상 편견과 싸워왔습니다"

유희관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8일 은퇴를 선언한지 이틀 만에 유희관은 13년간 입었던 유니폼을 벗는 심경을 밝혔다.

유희관은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데뷔 초에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군 복무를 마친 뒤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했고, 주전으로 도약했다.

유희관은 두산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유희관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쌓았고, 지난해에는 두산 프랜차이즈 사상 첫 좌완 투수로서 통산 100승을 마크했다. 그리고 두산이 세 번의 한국시리즈 트로피(2015·2016·2019년)를 들어 올리는 동안 유희관도 전성기를 맞아 팀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은퇴식에는 김태형 감독과 포수 박세혁, 투수 조장 홍건희, 최원준이 참석했다. 김태형 감독을 시작으로 박세혁과 홍건희, 최원준이 차례로 꽃다발을 건넸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어깨를 두드리고, 악수를 건넸고, 박세혁은 유희관과 뜨겁게 포옹을 나눴다.

유희관은 은퇴식 마지막까지 파란만장한 날을 보냈다. 눈물을 보이며 은퇴식을 시작했지만, 갑작스러운 마이크 이슈가 생겨 기자회견이 중단되자 "눈물이 쏙 들어간다. 은퇴 기자회견인데…"라며 "항상 이렇게 편견과 싸워왔다. 마이크도 내게 편견을 갖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은퇴식 막바지 유희관은 다시 울먹였다. 유희관은 "부족한 선수인데 많은 것을 이뤘다.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말을 하다 보니 울컥한다"고 울먹이며 "나이를 먹으니 마음이 많이 여려진다. '이런 자리가 생긴다면 왜 울까'하는 생각도 했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현역 시절 내내 '편견'과 맞서 싸웠다. 이유는 공이 느렸기 때문이다. '공이 빠르지 않은 투수는 프로 무대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유희관은 날카로운 제구와 커맨드를 바탕으로 두산에서만 통산 101승 69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58의 성적을 남겼다.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에 대한 질문에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애칭이었다. 좋은 단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느린 공으로 성공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주위에서도 1~2년 하다 보면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러나 남들 모르게 노력을 했고, 좋은 팀을 만나 편견을 깨고 은퇴 기자회견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8년 연속 10승과 통산 100승을 했다는 것에서 팬분들의 편견을 조금이나마 깰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며 "나 혼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좋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은퇴 기자회견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힌 유희관이 20일 오후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참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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