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카카오페이, 증권 신사업으로 '신뢰+수익' 잡을까
[경향신문]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페이가 이달 말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식 매매 서비스 개시를 예고하며 개인 투자자 공략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증권 부문 신사업을 통해 이용자 신뢰 회복과 영업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출시하고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 종전까지 카카오페이증권에선 펀드 투자만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MTS를 활용해 개별 종목을 매매할 수 있다. 국내 상장된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뿐만 아니라 해외주식까지 거래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혁신적인 간편결제·간편송금 서비스를 도입해 지금의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7월 기준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는 3660만명으로, 국내 총 인구 5167만명의 70.8%에 해당되는 규모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 당시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공모주 물량을 100% 균등배정하면서 ‘국민기업’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등 임원 8명이 지난달 스톡옵션을 행사해 회사 주식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카카오페이는 ‘먹튀’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공모가 9만원이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상장 첫날 19만3000원을 찍은 이후 24만8500원까지 치솟았다가 경영진의 주식 매도 사실이 알려진 뒤 하락을 거듭했다. 20일 장 초반 12만6500원(고점 대비 49% 하락)까지 떨어진 카카오페이 주가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임기 연장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장 대비 6.25% 상승한 13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시장에선 스톡옵션 논란에도 회사의 성장성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최근 카카오가 최고경영자(CEO)의 스톡옵션 주식 매도를 상장 후 2년으로 제한해 추가적인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 디지털보험사 출범 등 성장세가 이어지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수익성 회복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주가 반등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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