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설기현 감독의 1부 승격 키워드 '#체력 #투지 #공격'
[스포츠경향]
히딩크 사단 ‘체력왕’ 경남FC 설기현 감독(43)이 강철 체력을 앞세운 전투적인 축구를 1부 승격을 위한 승부수로 띄웠다.
설 감독은 20일 경남 밀양 아리나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체력이 부족하면 기술이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며 “올해 경남은 체력, 투쟁심에 바탕을 둔 심플한 공격 축구로 승부를 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시즌 경남은 10개팀 중 6위에 머물렀다. 후반 체력이 떨어지면서 실점을 많이 한 게 패인이었다. 설 감독은 “전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이 좋고 영리한 선수를 우선 내보낸 결과”라며 “올시즌 경남은 모든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하는 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설 감독은 “체력이 강해야만 끝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동시에 상대가 지쳤을 때 찬스를 잡을 수 있다”며 “체력은 기술, 정신력 등 승부를 결정하는 요소 중 가장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설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에서 체력이 가장 좋았다. 당시 안정환(페루지아)과 함께 유이한 유럽파인 설 감독은 측면 공격수로 나서 공수를 모두 열심히 했다. 설 감독은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빠른 공수전환, 수적 우위를 유지하는 협력 수비 등을 무척 강조했다”며 “좋은 수비는 결국 많이 뛰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설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경남을 이끌었다. 부임 첫해인 2020시즌 3위를 차지해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난 시즌에는 6위에 머물렀다. 경남 선수단 연봉 총액은 2부리그 10개팀 중 2위였고 2020시즌에도 2위였다. 투자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설 감독은 “그래도 다시 기회를 주신 경남도와 도민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2년 동안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걸 단단하게 바로 잡아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경남은 현재 밀양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설 감독은 “현재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체력적으로 많이 다운된 상태에서 경기까지 치러 바닥에서 견디는 힘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안양에서 경남으로 이적한 공격수 하남은 “훈련량이 정말 많아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설 감독은 또 엄청난 운동량과 강한 투지를 겸비한 윌리안(브라질)을 주장으로 선정했다. 외국인 선수를 주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설 감독은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저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며 “체력과 멘털을 겸비해 앞에서부터 팀을 이끌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윌리안은 “나는 12살에 브라질을 떠나 이탈리아로 가서 가장 역할을 하면서 선수생활을 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훈련을 건너뛰지 않았다. 체력이 약하면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안은 지난 시즌 팀이 역전패할 때마다 화가나 잠을 못이뤘을 정도로 승부욕이 강했다.
설 감독의 목표는 1부 직행이다. 설 감독은 “선수 보강도 잘 됐고 훈련도 다른 팀보다 일찍 시작했다”며 “세트피스, 체력, 타깃형 원톱 공격수 등 작년 약점을 보완했기 때문에 승산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설 감독은 이어 “내가 경남 감독에 처음 부임한 때 3년차에는 뭔가를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초보 감독에 대한 배려는 2년으로 족하다”고 덧붙였다.
밀양|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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