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산 을숙도 철새와 고양이 '불편한 동거'..공존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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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고양이들이 겨울을 맞아 낙동강 하구를 찾아온 철새들을 공격해 큰일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고양이나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기된 동물들이 철새를 공격하거나 철새알을 먹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고양이가 철새들을 공격하지 않기 위해선 충분한 먹이가 제공하는 등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돼야 하지만 인력이나 재정적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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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버려진 고양이들이 겨울을 맞아 낙동강 하구를 찾아온 철새들을 공격해 큰일입니다."
20일 오전 부산 사하구 을숙도 생태공원.
낙동강 하구에 해당하는 이곳에는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철새인 물닭, 청둥오리 등이 물 위를 유영하고 있었다.
강가에는 사람으로부터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펜스들이 강줄기를 따라 길게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자 곳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10여개의 급식소가 보였다.
을숙도에 버려진 동물, 주로 고양이를 위한 쉼터다.
최근 이곳에는 버려진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겨울 철새들이 불편한 동거를 이어지고 있다.
을숙도는 매년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찾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문화재보호구역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곳에 고양이나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기된 동물들이 철새를 공격하거나 철새알을 먹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버려진 동물들이 속수무책으로 늘면서 최근 이곳에는 동물을 버리지 말라는 안내판마저 세워진 상태다.
현재 이곳에 사는 고양이만 대략 150마리에 이른다.
백해주 초록생활 대표는 "반려동물을 무책임하게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버려진 반려동물들이 배가 고픈 나머지 철새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새들이 육지와 맞닿은 곳으로 가서 해초류를 먹어야 하는데 유기된 동물들이 달려들까 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이곳의 유기 동물을 관리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개인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탓에 어려운 점이 많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고양이가 철새들을 공격하지 않기 위해선 충분한 먹이가 제공하는 등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돼야 하지만 인력이나 재정적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동물들을 위한 급식소를 철새와 최대한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게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이후 을숙도에 서식하는 동물을 서서히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체 수를 조절하면서 이곳에 서식하는 고양이를 위한 환경 조성도 필수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인 사하구에서 중성화 수술을 해도 버려지는 고양이 수를 따라잡지 못한다"며 "부산시에서 나서 대대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지원하는 등 전반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먹이를 제공하는 등 철새를 해치지 않을 환경을 제공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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