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 두고 으르렁대는데..유럽은 왜 물러서 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경하게 제재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구체적 결정이 없어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더타임즈 등은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위기' 앞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결정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동맹국이 아니고, 인접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이 동맹에 속한다.
미국과 영국, 터키는 우크라이나 국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대전차 미사일, 폭타 드론기, 해군함정 등 갖가지 무기류와 함께 현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전에 본적이 없는 강력한 경제적 타격"을 입히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EU 최대 국가 독일은 러시아에 의존도가 가장 크다. 새로 건설한 러시아 가스송유관 사업 노드스트림2가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보내 유럽 전역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 침공 시 노드스트림2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만 말했지, 미국이 바라는 것처럼 확실하게 폐쇄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유럽은 푸틴이 그 동안 EU의 27개 회원국과 미국, 나토 21개국을 분열시키고 안보 문제를 제기해 나토의 존립을 흔들려 한다고 여긴다. 조셉 보렐 EU 외교수장은 지난주 "미국쪽 연합군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실패했고, 러시아는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EU 동맹이 공고해져,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시 EU 내 나토 동맹국이 러시아에 반격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크리스 머피 미국 상원의원은 "만약 러시아의 침략이 현실화되면 유럽국가들이 단결해서 러시아를 징벌하는 데 나서도록 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7일엔 "미국은 당장 EU 국가들의 군사적 대응을 기대하기보다 더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이 아니라 EU가 영토를 지키고 단결하는 게 더 시급한 문제인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느냐 아니냐로 의견이 갈렸다. 이 때문에 나토의 위기대응 시스템을 작동하는 것에 반대했고, 작동에 대한 합의는 11월 30일에야 이뤄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나토 회원국들 가운데 당장 러 국경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의 국방이 위태로워진다. 나토는 일찌감치 5000명의 병력과 무기 장비를 이들 나라에 배치해뒀다. 러시아가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도 이것이다.
동유럽의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도 흑해 연안에 나토 전투부대 1000여 명과 무기를 배치할 준비가 돼있다. 롭 바우어 나토군 군사위원장은 " 나토군 주둔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 국가는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나토 방위군으로부터 즉시적인 군사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또 러시아 침공 시 가해질 제재에 대해서 EU 국가들이 바이든 정부가 말하는 강력한 응징에 호응하겠다고는 하지만, 어느 나라도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EU는 미국, 영국, 캐나다와 함께 러시아 제재를 해왔으나, 그동안 외환 신속 결재를 다루는 SWIFT 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하거나 푸틴 대통령의 가족, 군장교, 정치단체, 러시아 은행 등 특정 영역에 제재한 게 다였다. 클레망 보느 프랑스 유럽문제 장관도 "필요하다면 러시아 제재에 나서겠다"면서도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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