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다" 존슨의 승부수.. 의료계 '묘수' 아닌 '악수'
파티 게이트로 퇴출 위기 놓인 존슨 총리 승부수 던져
당내 불신임과 냉담한 여론 돌려세울 '묘수' 될까
의료계는 우려 표명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적으로 정점을 찍었다”며 “다음주 목요일부터 영국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재택근무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나이트클럽과 같은 공공장소에 들어가기 위해 백신을 접종해야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패스 없애고 마스크 벗는다
존슨 총리는 ‘플랜B’를 종료하고 오는 27일부터 ‘플랜A’로 돌아간다고 발표했다. 플랜B는 지난달 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고 ‘부스터샷’(추가접종) 확대를 위해 도입됐다.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등이 담겼다.
아울러 존슨 총리는 오는 3월24일 코로나19 관련 법이 만료되면 자가격리 의무도 없앨 것을 시사하면서, 그보다 날짜를 앞당길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독감이 걸려도 자가격리할 의무는 없다”라고 말하며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취급할 의향도 내비쳤다.
‘일상 회복’ 선언은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이자 존슨 총리가 국면 전환용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 총리 질의·응답(PMA)에서 파티 게이트로 맹공을 당하며 진땀을 흘린 뒤 곧이어 방역규제 해제를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2020년 5월20일 방역 규칙을 위반하고 관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렸다. 존슨 총리는 지난 12일 의회에 나와 업무상 모임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총리가 경고를 미리 들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거짓말 의혹도 제기됐다.
이튿날 지난해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 총리실 직원들이 술판을 벌였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존슨 총리는 최소 13회에 걸쳐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존슨 총리를 향한 정치권 안팎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날 텔레그래프는 불신임 요구 서한을 보낸 의원이 11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보수당 의원 360명 중 15%인 54명 이상이 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로 서한을 보내면 존슨 총리에 대한 불신임 절차가 시작된다. 대부분 의원은 파티 게이트를 들여다보고 있는 수 그레이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움직일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의 방역규제 해제 ‘카드’에 대해 의료계는 우려를 표했다. 존슨 총리는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고 전했지만 의료계는 방역규제 해제로 보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 “오미크론이 평균적으로 덜 심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가벼운 질병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서 “어떤 나라도 아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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