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비우는 시간, 용산구의 '오후 4시' [서울25]
[경향신문]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지자체의 최우선 업무는 감염병 방지가 됐다. 전 직원이 원래 부서나 직무에 상관없이 방역 현장에 투입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업무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는 일도 많아졌다. 확진자 격리를 비롯해 각 지역이 맡아야 할 방역 업무에 경제 부문 등 주민들의 다른 민원은 뒤로 밀리기 쉬워졌다.
용산구도 이 때문에 민원처리 지연율이 2019년 3%에서 2020년 4.3%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매일 ‘오후 4시 민원 비우기’를 진행 중이다. 출근해서 오후까지 처리해야 할 굵직한 업무가 마무리될 즈음인 이 시간에 처리부서로 이관된 후 방치돼 있는 민원이 없는지, 있다면 집중해서 밀린 민원을 빨리 처리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캠페인성 정책이다.
처리기한이 명시된 법정 민원 중 증명서 발급을 제외하고 신고·등록·인가·허가 등을 담당자가 이때 빠짐없이 확인한다. 접수부서는 담당자와 담당 팀장에게 처리 기한 1일 전 민원 내역을 알리고, 기한을 넘긴 민원이 발생할 경우 공문으로 독촉장을 부서장에게 보낸다.
구는 2021년 1월2일 처음 도입된 ‘16시 부서민원 비우기’로 지난해 처리한 5만6687건의 민원 처리 지연율이 0.9%로 대폭 낮아졌다고 20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부서별 민원 처리율이 평균 10%가량 높아진 셈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전반적으로 업무 과중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서로 독려하면서도, 실시간으로 쌓이는 민원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만든 아이디어”라며 “올해도 ‘오후 4시 민원 비우기’를 유지하며 체득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는 이와 함께 법정기한 보다 빨리 민원을 처리한 경우 수여하는 상의 숫자를 기존 3명에 8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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