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환자에 신장 떼주고 시신도 기증

김지은 기자 2022. 1. 20. 14: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3년 전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생면부지 환자에게 자신의 신장 한쪽을 떼어 준 여성이 최근 숨을 거두면서 시신까지 기증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숨진 박옥순(70) 씨가 의학 발전을 위해 써 달라며 시신을 경희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박 씨는 신장기증 이후 20년간 별다른 질환 없이 생활했으나, 2019년 위암 3기 진단을 받은 뒤 폐까지 전이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9년 언니 박옥남(오른쪽) 씨와 장기기증운동본부 행사에 참석한 박옥순 씨.

암투병 끝 숨진 70세 박옥순씨

언니와 ‘순수 신장기증 자매’

23년 전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생면부지 환자에게 자신의 신장 한쪽을 떼어 준 여성이 최근 숨을 거두면서 시신까지 기증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숨진 박옥순(70) 씨가 의학 발전을 위해 써 달라며 시신을 경희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박 씨는 이보다 앞서 47세이던 1999년 20대 여성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신장을 나눈 ‘순수 신장기증인’은 국내에서 한 해 2000여 건인 신장기증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물다. 2018년 전체 신장기증 2407건 중 4건, 2019년 전체 2687건 중 1건뿐이었다.

박 씨가 신장기증을 결심한 것은 역시 일면식도 없는 남에게 먼저 신장을 기증한 언니 박옥남(76) 씨의 영향이 컸다. 5남매 중 셋째인 박옥순 씨는 1991년 어머니를 여읜 뒤 둘째인 박옥남 씨를 어머니처럼 따랐다고 한다. 자매가 함께 순수 신장기증인이 된 사례는 국내에서 박 씨 자매가 처음이다.

자매는 신장을 나눠준 뒤에도 장기기증운동본부의 신장기증·이식인 모임인 ‘새생명나눔회’에서 활동하며 장기기증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언니 박 씨는 생전에 동생이 “신장을 뗀 자리에 다시 신장이 자란다면 몇 번이라도 더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자주 말했다고 회상했다.

박 씨는 신장기증 이후 20년간 별다른 질환 없이 생활했으나, 2019년 위암 3기 진단을 받은 뒤 폐까지 전이됐다. 건강이 악화하자 박 씨는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고 가족 모두 박 씨의 뜻에 따라 기증에 동의했다. 언니 박 씨는 “동생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와 나머지 두 동생도 모두 시신을 기증할 뜻을 품었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