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건, 피해자가 책으로 썼다..출판사 "정치적 이용 원치 않아"
천년의상상 측에 따르면 이 책은 김 씨가 입은 피해 내용과 고소에 이르게 된 과정과 박 전 시장의 죽음 이후 겪은 2차 피해, 상처를 극복한 과정 등을 담았다.
김 씨는 책에서 지난 2020년 4월 서울시청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동료 직원으로부터 불의의 성폭행을 당한 후 서울시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았다고 전한다. 이 과정에서 지난 4년 간 박 전 시장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괴롭힘을 당한 트라우마가 다시 되살아났고, 결국 이 사건을 세상에 꺼내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책에서 "오랜 시간 지속된 박 전 시장의 성적 괴롭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성폭행 사건으로 곪아 터진 것이었다"며 "그와 나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했을 때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 아래 나의 안전이 보호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사법 절차뿐이라고 생각해 고소를 결심했다"고 적었다.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김 씨는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피해호소인'으로 불렸다. 이 때 겪은 2차 가해에 대한 고통도 담았다. 서울시장 비서로 일하게 된 경위와 박 전 시장이 사적으로 부적절한 연락을 해온 2017년 상반기부터 이후 벌어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힌다.
아울러 서울시장 비서로 일하면서 경험한 부당한 노동환경과 처우에 대한 객관적 기록도 책에 담았다. 김 씨는 해당 부분에서 박 전 시장이 시민운동가 활동 시절 주장했던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와 복지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는 철저하게 무시됐다고 주장한다.
출판사인 천년의상상 측은 이 책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출간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천년의상상 측은 "저자 김잔디와 이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는 이념적 지형에 따라 적대적으로 갈린 양대 정치 집단의 이해관계에 어떤 식으로 사용되거나 복무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2022년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 전 구성원에게 지키고 마땅히 가꿔나가야 할 공동체의 정의와 윤리적 가능성을 묻는, 불편하지만 피해서는 안 될 유효한 질의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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