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모 5척 동아시아 역대급 작전배치 .."北 구정 전 미사일 추가 도발 등 대비"

정충신 기자 2022. 1. 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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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연구소(USNI)가 18일 공개한 미 대형 해상 전력 위치. 동아시아 바다에 핵추진 항모 3척과 사실상 항모인 강습상륙함 2척 등 5척의 역대급 항모가 작전 배치돼 있다.USNI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핵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연합훈련을 위해 동아시아로 항해하는 모습. 연합뉴스

칼 빈슨·에이브러햄 링컨호 등 핵항모 3척, 항모급 강습상륙함 아메리카·에식스호 등 2척

미 해군연구소 18일 배치상황 공개…“북·중 견제용” 분석도

미국의 권위 있는 해군 연구기관인 미해군연구소(USNI)가 지난 18일 동중국해·남중국해 등 동아시아 바다에서 핵추진 항공모함(핵항모) 3척과 강습상륙함 2척이 작전 항해 중인 사진을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항모는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호, 3함대 소속 칼 빈슨호, 에이브러햄 링컨호 3척이며, 강습상륙함은 아메리카호와 에식스호 2척이다.

현재 4만t급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호와 에식스호도 남중국해에 배치된 상태다. 강습상륙함은 수직 이착륙 F-35B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경항모다. 미 해군 항모급 5척이 서태평양의 동아시아 바다에 진을 친 것은 처음이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이 극에 달했을 때도 미 핵항모 3척이 동아시아 바다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이정도 규모는 아니었다. 미 해군 항모급 전력이 동아시아 바다에 5척이나 집결한 것은 역대급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핵항모 집결인 셈이다. 아메리카호와 에식스호는 연일 다국적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통상 강습상륙함 1척만 서태평양에 전개하는데 이번에 1척이 추가된 셈이다.

USNI는 미 해군 항공모함 위치를 한 달에 2번꼴로 공개한다. 지도 그래픽을 보면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대비한 듯 지중해에 전개된 해리 트루먼 항모를 제외하면 미 해군의 9만t급 이상 핵항모와 경항공모함급인 4만t급 강습상륙함 2척이 중국과 북한을 에워싸고 있는 형국이다.

이달 초 미 서부 샌디에이고를 출항한 에이브러햄 링컨호는 보름 만에 서태평양 깊숙이 진입했다. 칼 빈슨호는 동중국해, 남중국해 주변에서 연합훈련 후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칼 빈슨호가 교체되지 않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역에 그대로 배치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유지 보수 기간에 접어들긴 했지만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서 언제든 출격 대기 중이다.

미 해군 항모 5척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바다에서 작전 중인 것은 대만사태와 관련 대중국 시위로 해석된다. 하지만 3함대 소속 핵항모가 교체되지 않고 그대로 머무는 것은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전략무기 실험 등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에 보내는 강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 소식통은 19일 “미 핵항모 및 강습상륙함의 동아시아 대거 진출은 대만해협 위기와 더불어 북한이 올초부터 4차례 극초음속미사일 및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하는 등 동북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구정 전에 한두 차례 더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4일 2주 전 중국 항공모함이 훈련하고 떠난 남중국해에 미군 항모타격단과 강습상륙전단이 진입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北京)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미국 핵항모 칼빈슨호와 강습상륙함 에식스호가 호위함들과 함께 지난 11일 저녁 남중국해 남부 해역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SCMP는 “미 해군은 자신들의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두 공격전단은 합동 훈련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2주 만에 태평양을 횡단해 남중국해에 초고속으로 논스톱 항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해군 핵심 관계자는 “원래 북한이 1월에는 미사일을 안 쏘는데 올해는 4번씩이나, 그것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2번 발사한 것이 링컨 항모의 발걸음을 재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칼 빈슨호는 지난달 괌에서 휴가를 보낸 뒤 서태평양 전개 작전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한동안 서태평양에 머물며 북한과 중국 주변 동향을 감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칼 빈슨호가 동시에 동중국해 등 동북아 해역에서 연합작전을 펼치게 된 셈이다.

USNI는 로널드 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채 올 상반기 연례적 유지 보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반도 및 대만 위기 등 유사시 로널드 레이건호도 언제든지 작전에 투입이 가능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군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오하이오급 핵전략잠수함 USS네바다(SSBN-733)가 태평양 괌 아르파항구에 정박했다며 사진과 함께 공개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N은 17일 “통상 작전지역이 극비로 취급되는 핵전략잠수함의 위치는 물론 사진까지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맹국과 적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핵전략잠수함의 괌 기항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며 기항 사실이 공개된 것은 1980년대 이래 두 번째라고 CNN은 전했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네바다를 포함한 오하이오급 핵전략 잠수함이 향후 괌에 상주하며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군 관계자는 “설 전후로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 해군 전략 자산 총집결은 중국 봉쇄 외에 최근 미국의 제재에 맞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측면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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