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제대로 못 먹는데 백신이라니" 방역패스 강제에 임신부들 볼멘소리

송복규 기자 2022. 1. 20. 14: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임신부는 방역패스 예외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임신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임신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전날 방역패스 예외 발표 후 임신부 방역패스와 관련된 논란이 생기고 있다"며 "방역 당국은 일단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임신부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안내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 사이에선 현재 임신부 접종률이 낮은 수준인 만큼 방역패스를 통해 백신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임신부에게 방역패스 적용
임신부 "조심할 시기에 백신 접종은 불안해"
"임신부 자기결정권 존중돼야"

정부가 임신부는 방역패스 예외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임신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임신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신부들의 불만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약은커녕 음식도 조심하는 임신부에게 부작용 우려가 큰 백신을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9일 방역패스 예외확인서 대상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임신부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임신부의 코로나 위중증률이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6배에 달하고, 조산 등 임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이유였다.

하지만 임신부들은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임신 15주차인 유모(32)씨는 “애초에 임신을 계획 중이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며 “어렵게 가진 아기인 만큼 최대한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먹을 것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백신을 맞지 않으면 아예 외출도 못하게 해버리니 임신을 더 늦출 걸 그랬나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0월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임신부접종·추가접종과 관련한 국민질의 전문가 답변. /연합뉴스

임신 10주차인 김모(33)씨도 “아직 임신 초기라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회사 특성상 백신을 맞아야 해 난처한 상황”이라면서 “산부인과에서는 안정기에 접어든 다음 접종하자고 진단했는데, 정부에서 임신부에게도 백신을 강요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열이 나면 감기약도 먹기 힘든 상황인데 무작정 백신을 맞으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임신부에게 백신 접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또 다시 진화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전날 방역패스 예외 발표 후 임신부 방역패스와 관련된 논란이 생기고 있다”며 “방역 당국은 일단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임신부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안내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임신부 접종 시작 당시인 지난해 11월 전국 임신부 수는 23만7865명이다. 지난달 9일 기준 1차 접종을 마친 임신부는 2087명, 2차 접종을 마친 임신부는 1175명으로 접종률은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는 상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임신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30건으로 확인됐다.

전문가 사이에선 현재 임신부 접종률이 낮은 수준인 만큼 방역패스를 통해 백신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정부가 임신부에게 접종을 권고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임신부의 자기결정권 또한 존중돼야 한다”며 “일률적으로 방역패스를 적용해 예외를 두지 않는 것보다는 임신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임신확인서를 발행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부의 방역패스 제외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임신부의 코로나 중증 이환률과 사망률을 고려해봤을 때 백신 접종은 임신부에게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해외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봤을 때, 임신부는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중증 이환률이 3배 이상 높고, 사망률도 1.7~4배 가량 더 높다는 설명이다.

시혜진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산모 중 코로나 감염자를 보면 젊은 연령대임에도 위중증 환자로 분류돼 아이를 빨리 출산해야 하거나 인공호흡기, 에크모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백신 접종이 태아에게 위험을 끼치지 않는다는 여러 가지 보고들이 있기 때문에 임신부나 태아를 위해서라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패스를 위해 접종하는 것이 아닌 건강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