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朴탄핵 선고 이정미, 文 종부세 위헌 소송.. "잘못 바로잡는 것"

최훈민 기자 입력 2022. 1. 20. 11:00 수정 2022. 1. 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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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로 고생하는 사람 많다.. 정치적 해석 말라"
"대화 중 공감대 형성돼 소송.. 우리가 빛과 소금될 것"
2017년 3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선고에서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읽고 있다. /오종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국민들 앞에서 선고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문재인 정부의 간판 부동산 정책에 저항하는 위헌 소송에 나선다. 이 전 권한대행은 “잘못된 걸 바로 잡는 게 법조인의 일”이라고 했다.

◇헌재 출신 민형기·이정미 쌍두마차가 소송 주도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권한대행은 소속 법무법인 ‘로고스’의 종합부동산세 위헌 소송 대리인단 10인 명단 최상단에 민형기 전 헌법재판관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민 전 재판관은 2008년 11월 노무현 정부 종부세에 대한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의 주심 재판관으로 참여했다.

로고스는 지난달 21일부터 종부세 위헌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로고스는 모집 글에 현 정부가 도입한 종부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놨다. ▲다주택자, 법인에 대한 과도한 세율 적용으로 인한 조세 평등 원칙 위반 ▲재산세와 양도소득세의 부담을 넘어 과도한 종부세까지 3중의 조세부담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일시적 2주택’에 대한 규정이 없고 무조건 2주택으로 과세함으로 인한 조세 평등 원칙, 재산권 침해 ▲세목, 세율에 관한 조세법률주의의 실질적 위배 등이다.

로고스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종부세법은 수많은 위헌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고통받는 의뢰인들에게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해 대한민국과 국민 개개인의 조세정의 실현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사람은 금액과 상관없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전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을 심판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출신 인사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도중 박한철 전 소장이 퇴임하면서 소장 권한을 물려 받은 그는, 자신의 퇴임을 사흘 앞둔 2017년 3월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李 ”反文 합류? 법과 양심에 따라 하는 것”

이 전 권한대행은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반문(反文) 대열에 합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할 순 있지만 난 법률가다. 정치랑은 상관 없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법률가는 주어진 사건을 처리하는 사람이다. 재판은 법과 양심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종부세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어떻게 결론낼 지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을 위해 법률가가 나서서 바로 잡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나. 현행 종부세가 잘못된 건 사실”이라며 “난 누구의 편도 아니다. 헌법에 위반 되는 게 있다고 봤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종부세로 고생하는 사람 많아… 대화 중 의기투합”

이 전 권한대행이 종부세 위헌 소송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주변 민심이었다. 그는 “로펌 내부에서도, 주변에서도 종부세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다. 서로 대화하다가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돼서 시작하게 됐다”며 “법무법인에 민 전 재판관 님도 계시고 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 님도 계시기에, ‘우리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모아졌다”고 했다.

이 전 권한 대행은 이번 위헌 소송에 대해 정치적인 해석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인 해석이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에 걱정조차 안 했다. 예전에도 재판하면서 한 번도 정치적으로 생각해본 적 없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번 위헌 소송 역시 정치적인 재판이 아니다. 난 법조인이고, 법조인은 잘못된 걸 바로 잡아야 한다. 법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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