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하나씩 기증한 천사 자매..동생은 온몸 나누고 먼저 떠났다

정혜민 기자 2022. 1. 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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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옥순씨가 자신의 시신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하며 향년 70세에 생을 마감했다.

박옥순씨는 생전인 1999년, 48세 때 자신의 신장 하나를 20대의 젊은 장기부전 환자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박옥순씨는 국내 최초 자매 순수 신장기증인이다.

박옥순씨의 언니 박옥남씨(76)도 박옥순씨보다 6년 먼저 신장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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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옥순씨, 시신기증으로 70세 생 마감
20여 년전 국내 첫 순수 신장기증인 기록
지난 2009년 언니 박옥남 씨와(오른쪽) 본부 장기기증의 날 행사에 참석한 故 박옥순 씨(왼쪽)의 모습 © 뉴스1(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고(故) 박옥순씨가 자신의 시신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하며 향년 70세에 생을 마감했다. 박옥순씨는 생전인 1999년, 48세 때 자신의 신장 하나를 20대의 젊은 장기부전 환자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박옥순씨는 국내 최초 자매 순수 신장기증인이다. 박옥순씨의 언니 박옥남씨(76)도 박옥순씨보다 6년 먼저 신장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당시 자매가 함께 타인을 위해 신장 하나씩을 나눈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박옥남·박옥순 자매는 신장기증 이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신장기증인과 이식인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에 가입해 장기기증 홍보활동에 적극 나섰다. 박옥순씨는 생전 "신장이 떼어낸 자리에 다시 신장이 자라난다면 몇 번이라도 더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옥순씨는 2019년 위암 3기를 진단받고 지난해 3월 한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암이 폐로 전이돼 회복이 쉽지 않았다. 이에 박옥순씨는 가족들을 불러 모아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고 집에서 편안히 임종을 기다리겠다는 의사와 함께 시신기증의 뜻을 전했다.

박옥남씨는 동생의 시신 기증에 대해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이어가는 중에도 끝까지 나누는 삶을 살고자 했던 동생의 마지막 소원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박옥순씨는 지난 5일 숨을 거뒀다. 박옥순씨 사망 이후 가족 모두가 시신기증에 동의했다. 고인이 생전 시신기증의 뜻을 밝혔더라도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만 시신기증이 이뤄진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생명나눔을 향한 거룩한 의지를 보여주신 고인의 뜻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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