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모빌리티] 작년 중국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500만원짜리 훙광미니..테슬라 빼면 中 브랜드 독주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2. 1. 20. 09: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중국 판매량 1~15위 전기차 중 테슬라 빼곤 모두 중국 차
2021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상하이 전시장에 SAIC-GM-우링의 소형 전기차 훙광미니EV 모델이 전시돼 있다. /김남희 특파원

2021년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350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2628만 대) 중 전기차가 13.3%를 차지했다. 2020년 5%대였던 전기차 비중이 1년새 13%대로 급등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우리돈 500만 원대의 초소형 전기차 ‘훙광(宏光)미니EV’다. 지난해 훙광미니EV는 한해 40만 대 가까이 팔려, 2위인 BDY 친(Qin) 세단과 두 배 이상 차이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를 합친 판매량(총 32만 대)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전기차 시장도 중국 회사들이 장악해 가고 있다. 테슬라를 빼면 지난해 판매량 1~15위 브랜드가 모두 중국 차였다. 중국 전기차 질주 속에 외국 브랜드 중엔 테슬라만 ‘메이드 인 차이나’ 모델을 내세워 중국 시장을 지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후 중국은 전기차 전환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리샹·샤오펑·니오 등 전기차 전문 스타트업이 끊임없이 새 차를 출시하고, 화웨이·바이두 등 테크 기업들도 줄줄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폴크스바겐·BMW 등 외국 전통 완성차 회사들도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전기차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BYD의 전기 세단 친(秦) 모델. /김남희 특파원

◇버핏이 찍은 BYD, 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중국공업신식화부는 2021년 중국 내 차량 판매량이 2628만 대로, 2020년 대비 3.8% 늘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중국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4년 만이다. 이 중 신에너지차량(NEV) 판매량은 2020년(137만 대) 대비 160%가량 증가한 352만 대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신에너지차량은 순수 전기, 플러그인 석유·전기 하이브리드, 수소 연료전지 차량을 포괄한다. 수소 연료전지를 넣은 수소차 판매량은 연간 1000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에너지차량 대부분이 전기차(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 회사는 중국 선전의 BYD(比亞迪 비야디)다. 지난해 BYD의 전기차 총 판매량은 60만4783대로, 1년 전 대비 218.3% 증가했다. 지난해 BYD가 판매한 전체 차량 74만131대 중, 전기차 비중이 81.7%에 달했다.

BYD는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7%로 1위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 승용차(세단·SUV) 모델 10개 중 3개가 BYD 전기차였다. BYD 친(秦 Qin) 세단이 18만7227대로 판매량 2위를 기록했고, 한(汉 Han) 세단이 11만 7323대로 판매량 5위, 송(宋 Song) SUV가 10만4244대로 6위를 차지했다. 탕(唐 Tang) SUV는 판매량 5만116대로 13위에 올랐다.

BYD는 지난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속에서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반도체 자회사 BYD반도체(BYD Semiconductor) 덕분에 차량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BYD는 BYD반도체를 분사해 선전 증시에 별도 상장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BYD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배터리·반도체를 아우르는 스마트 전기차 생태계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독일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회사 시가총액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최고 투자자 워런 버핏은 2008년 BYD에 투자한 후 수십 배의 투자 수익(지분 평가액 기준)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SAIC-GM-우링의 소형 전기차 훙광미니EV가 2021년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상하이 전시장에 전시돼 있다. /김남희 특파원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500만원대 초소형 훙광미니

지난해 중국 판매량 1위 전기차는 ‘인민 전기차’라 불리는 훙광미니EV(Hongguang Mini EV)다. 2021년 훙광미니EV 연간 판매량은 250.7% 증가한 39만5451대로, 2위 BYD 친(18만여 대)을 두 배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 12월엔 5만561대가 팔려, 월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기차 중 처음으로 월 판매량 5만 대를 돌파했다.

훙광미니EV는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류저우 우링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합작사(SAIC-GM-우링)가 2020년 7월 출시한 차다. 길이 2.9m, 폭 1.4m, 높이 1.6m의 작은 크기지만, 네 명이 탈 수 있다. 9.3킬로와트시(kWh) 배터리 탑재 차량의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120km로, 일반 전기차 주행거리(400~600km)보다 훨씬 짧다. 그러나 출시 직후 중국 20~30대 사이에 도심 출퇴근용 차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가격도 2만8800위안(약 540만 원)~3만8800위안(약 730만 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출시되자마자 테슬라 모델3 세단을 제쳤다. 16개월 연속 월간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킬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2021년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55만 대를 넘어섰다.

2021년 SAIC-GM-우링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45만2000대로, 1년 전 대비 160% 증가했다. 우링 측은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소형 전기차 두 대 중 한 대는 우링이었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의 도로에 주차된 테슬라 모델3 세단. /김남희 특파원

◇테슬라, 외국 차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어…中 브랜드 독주

미국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 SUV(16만9853대)와 모델3 세단(15만890대)이 각각 중국 판매량 3위와 4위에 올랐다. 외국 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특히 지난해 초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모델Y는 중국 전기 SUV 시장 1위에 오르며 중국 소비자 사이에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해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 후 인도된 ‘중국 제조’ 모델3·모델Y는 총 48만4130대로 235% 늘었다. 테슬라의 전 세계 인도량(93만6000대)의 51.7%를 차지했다. 이 중 중국 판매량이 총 32만여 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나머지 16만여 대는 유럽·아시아 지역 10국 이상으로 수출됐다.

중국 베이징 도로의 테슬라 모델3 전기차. /김남희 특파원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샹(理想 Li Auto)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모델 리샹 원(Lixiang One)이 판매량 9만491대로 7위에 올랐다. 1년 전 대비 판매량이 177.4% 늘었다. 리샹은 현재까지 33만8000위안(약 6300만 원)짜리 SUV 리샹 원만 출시한 상태다.

리샹의 경쟁사로 꼽히는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모터스의 P7 세단은 판매량 6만569대로 12위에 올랐다. 샤오펑 G3 SUV는 2만9721대 판매됐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웨이라이)는 ES6·EC6·ES8 SUV를 포함해 지난해 총 9만1429대를 팔았다. 니오는 올해 전기 세단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리샹·샤오펑·니오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

중국 리샹(리오토)의 전기 SUV 리샹 원(One). /김남희 특파원

중국 체리자동차(奇瑞 Chery)의 eQ 세단(7만6987대), 창안자동차의 번번(奔奔)EV(7만6381대), GAC그룹의 아이온S 세단(7만3853대)이 모두 7만 대 이상 판매되며 8~10위를 차지했다. 중국 창청자동차(GWM)의 전기차 브랜드 어우라(欧拉 ORA)가 만든 소형 전기차 헤이마오(黑猫 Black Cat)와 하오마오(好猫 Good Cat) 모델은 각각 6만3492대, 4만9900대 판매량으로 11, 1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 허중자동차(合众 Hozon Auto)의 저가 전기 SUV 너자V(Neta V)도 판매량 4만9646대로 15위에 오르며 약진했다. 너자V 기본가는 보조금 적용 후 6만2900위안(약 1200만 원) 수준으로, 테슬라 SUV 모델Y 후륜구동 모델(23만8840위안)보다 훨씬 싸다.

중국 니오(웨이라이)의 전기 SUV가 충전되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올해 中 전기차 500만 대 이상 팔린다”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500만 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PCA는 2022년 중국 전기차 판매 전망치를 480만 대에서 550만 대로 높였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량 보조금을 30% 줄이고 올해 말 보조금을 전면 폐지할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없어지기 전에 전기차를 사려는 수요가 몰릴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2025년 전체 신차 판매 중 신에너지차량 비중을 20%로 높인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계획이다. 중국이 2019년 말 공개한 2025년 전기차 비중 목표치는 25%였으나, 2020년 11월에 이 목표치를 20%로 다시 낮췄다. 허샤오펑 샤오펑모터스 최고경영자는 2025년 중국 신차 판매량의 35% 이상이 신에너지차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신에너지차량 비중 확대를 위한 정책을 지속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샤오야칭 중국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은 이달 18일 전기차 취득세 감면 조치 유지, 충전 인프라 구축 가속 등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 내 전기차 충전소는 7만5000곳, 충전기(차징 파일)는 262만 개,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은 1298곳으로 늘었다. 샤오 부장은 지난해 9월 중국 내 약 300곳의 전기차 제조사를 대형 업체 위주로 통·폐합하는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