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접는 홈쇼핑 업계 "디지털 전환 속도 낸다"

이비슬 기자 2022. 1. 2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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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新시장 개척 'TV 경쟁력 약화'에 줄줄이 철수
현지 합작법인 제약도 걸림돌.."국내 시장 선택과 집중"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국내 홈쇼핑업계가 해외 사업에서 손을 떼고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전세계 쇼핑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현지 사업에 제약이 많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쇼핑 환경이 모바일과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사업 전략을 새롭게 구상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국내로 귀환한 홈쇼핑 업계는 모바일과 이커머스 중심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서 발빼는 국내 홈쇼핑…줄줄이 '철수'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최근 베트남 현지 합작법인 'VTV현대홈쇼핑'의 지분 50%을 합작사에 전량 매각하고 베트남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홈쇼핑 베트남 사업 철수는 지난 2016년 진출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외 사업은 태국 한 곳만 남게 된다.

현대홈쇼핑 뿐만 아니라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최근 해외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분위기다. 지난 2004년 국내 홈쇼핑 업계 중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동방CJ' 홈쇼핑 채널을 론칭한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8년 만에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앞서 인도·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까지 총 9개국까지 해외 영토를 넓혔던 CJ온스타일은 중국을 끝으로 해외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빼게 됐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04년 대만을 시작으로 2010년 중국과 2012년 베트남에도 진출했지만 2019년에 모두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남은 해외 진출국은 대만이 유일하다. GS샵 역시 2009년 인도를 시작으로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러시아 등 국가에 진출했지만 최근 러시아와 인도 현지 법인 청산을 진행 중이다.

GS샵 샤피라이브 방송화면(GS리테일 제공)© 뉴스1

◇모바일에 밀리고 규제多…"사업확장 어렵다 판단"

홈쇼핑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TV 매체를 통한 판매 경쟁력이 낮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국내 홈쇼핑방송 환경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국내 홈쇼핑업체(4곳) 전체 취급액 중 디지털 채널(모바일·인터넷) 취급액 비중이 TV 채널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분기 이후로는 50%를 상회했다.

홈쇼핑 사업자 매출 구조가 TV에서 모바일과 인터넷 환경으로 점차 변화하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공통 의견이다.

TV홈쇼핑 구매매체별 이용률 추이 단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뉴스1

여기에 현지 TV 홈쇼핑 사업자를 대상으로한 규제 역시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홈쇼핑 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 정부로부터 종합유선방송사업 채널 사용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국가가 외국 회사에 사업권을 넘겨주지 않고 이 때문에 합작법인 설립 혹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한다. 현지 합작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사업 리스크로 이어지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합작법인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자주 발생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며 "베트남이나 동남아의 경우 카드 결제나 배송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서비스를 현지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국내로 발길을 돌린 홈쇼핑 업계는 모바일 중심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내년까지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첫 성과는 오는 4월 롯데홈쇼핑 초대형 쇼핑행사 광클절에서 선보일 XR 기반 쇼핑 콘텐츠를 통해 공개한다.

CJ온스타일은 라이브방송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로 디지털 패션쇼를 열었으며 자체 브랜드(PB) 전용 채널을 열고 소비자 유입률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V 채널은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한정된 자원으로 해외 사업 대신 모바일을 키우기로 결정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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