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업무분장' 앞두고..교사들 "기피‧과중 업무" 호소

서한샘 기자 2022. 1.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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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전담팀·행정인력 분담 대안 나오지만..또 다른 갈등 야기
교사노조연맹 "교무학사전담교사제"..전교조 "행정인력 충원"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12.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새 학기 담임‧보직교사 지정이 이뤄지는 2월이 다가오는 가운데 올해도 교사들 사이에서는 기피 업무와 업무 과중을 둘러싼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행정업무 전담 교사로 구성된 '업무전담팀' 혹은 일반행정직과의 업무 분담을 대안으로 내세우지만,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새 학기를 앞둔 교사들의 기피 업무는 담임교사와 더불어 나이스(종합교육행정정보시스템)‧방과후학교 운영 등 각종 과중한 교무‧행정 업무가 꼽힌다.

특히 담임교사는 교과수업을 비롯해 생활지도, 학부모 민원 응대까지 해야 하는 만큼 교사들 사이에서는 기피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A교사는 "부서마다 업무가 포화돼 부서 간 업무를 조정하면서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다"며 "담임교사를 기피하는 교사들도 많아 신규 교사 다수는 업무가 많은 교무 업무와 담임 업무를 모두 떠안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는 담임교사는 담임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업무전담' 교사를 두자는 제안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업무전담팀이 운영되고 있다. 학교마다 구체적인 명칭과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담임을 맡지 않고 일정 시간 내의 교과수업만 하면서 그 이외의 시간엔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처에도 업무전담팀에 속한 교사들의 업무 과중은 그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A교사는 "업무전담팀을 운영했을 때 담임교사들은 만족감을 표했지만 업무전담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돼 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 때문에 1~2년 만에 다시 모든 교사가 업무를 나누는 형태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과중한 행정업무를 일반행정직, 교육공무직과 분담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 일환으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사들의 일부 행정업무를 행정실로 이관하는 '학교업무재구조화 시범학교' 정책을 추진했지만,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원 간의 갈등만 야기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자 교사노조연맹은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12일 정책토론회를 열고 '교무학사전담교사' 보직의 도입을 제안했다.

학교당 2~3명의 교사인력을 증원해 교육전문성이 필요한 교무업무를 전담하는 교사를 업무전담팀의 일원으로 두자는 것이다.

이들은 교무학사전담교사에게 주당 5시간으로 최소한의 정규수업만 맡도록 하고, 순환근무 형태로 운영하자고 주장했다.

장경주 교사노조연맹 정책기획국장은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채 이뤄지는 업무전담팀은 업무 과중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교육전문성 등의 문제로 교육행정직이 행정업무를 더 가져갈 수 없다면 교사가 이를 수행하되 인력을 충원해 교무학사전담교사를 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와 교사노조연맹이 교사‧부장교사‧교육전문직 등 32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78.7%(2592명)가 교무학사전담교사제가 도입되면 교원과 일반행정직, 교육공무직 간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교무학사전담교사제가 도입되면 학교 내 동료교사 간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81.2%(2674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무학사전담교사제도만으로 교사들의 업무 과중 문제가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란 입장이다.

전교조는 전날(18일) '20대 대선 교육공약 요구안'을 발표하면서 '학교업무 정상화'의 일환으로 학교 내 행정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교무학사전담교사는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행정업무가 새로 생길 때마다 전담교사에게 부담이 갈 수 있어 학교 근무 행정인력을 확충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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