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일으키다 [시즌 결산-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재호 2022. 1. 20.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는 혼돈 그 자체였다. 100승을 거둔 탬파베이 레이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이상 92승) 토론토 블루제이스(91승)까지 무려 네 팀이 90승을 넘겼다. 메이저리그가 현재의 디비전 시스템을 채택한 199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물론 이들 네 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90승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이들에게 끊임없이 승리를 바치는 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바로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볼티모어는 52승 110패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100패 시즌을 기록했다. 2018, 2019시즌에 이어 162경기 시즌 기준으로 세 번 연속 100패를 넘겼다. 2016년 89승 기록한 이후 5시즌 연속 5할 승률을 밑돌았다. 같은 지구팀들에게 약했다. 양키스에 8승 11패로 그나마 균형을 맞췄지만, 보스턴에 6승 13패, 토론토에 5승 14패, 탬파베이 상대로는 무려 1승 18패를 기록하며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다. 5월 3일 지구 최하위로 떨어진 이후 다시는 위로 올라서지 못했다.

볼티모어는 2021년에도 동네북 신세를 피하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시즌 개막전부터 호세 이글레시아스, 알렉스 콥 등 베테랑들을 트레이드하며 경쟁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줬다. 대신 펠릭스 에르난데스, 웨이드 르블랑, 맷 하비, 마이켈 프랑코, 프레디 갈비스 등 베테랑들을 긁어모았다. 이중 에르난데스와 르블랑은 팀을 떠났고, 갈비스는 시즌 도중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시즌 훑어보기 52승 110패 아메리칸리그 동부 5위, 659득점 956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세드릭 멀린스 5.7 존 민스 4.0 오스틴 헤이스 3.1 콜 설서 2.4 라몬 우리아스 1.9

세드릭 멀린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좋았던 일

트레이 만시니가 돌아왔다. 지난 2020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야했던 그는 오랜 치료 끝에 다시 팀으로 돌아왔다. 147경기에서 타율 0.255 OPS 0.758 21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스포팅뉴스, 플레이어 초이스 어워드, MLB.com 선정 재기상을 모두 석권했다. 홈런더비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전 중견수로 입지를 다졌던 세드릭 멀린스는 2021시즌 기량을 꽃피웠다. 159경기에서 타율 0.291 OPS 0.878, 30홈런 59타점 기록했다. 올스타와 실버슬러거에 선정됐고, MVP 투표에서도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라이언 마운트캐슬도 첫 번째 162경기 시즌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144경기에서 타율 0.255 OPS 0.796 33홈런 89타점 올렸다. 그 결과 2년 연속 올해의 신인 투표에 이름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존 민스와 콜 설서, 딱 두 명의 투수가 빛났다. 민스는 5월 6일 시애틀 매리너스 원정에서 9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노 히터를 기록한 것을 비롯, 26경기에서 146 2/3이닝 소화하며 6승 9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팀 선발진을 이끌었다. 설서는 60경기에서 63 1/3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70, 8세이브 6홀드를 기록했다.

맷 하비를 비롯한 선발진은 실망스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선발(5.99)과 불펜(5.70) 모두 아메리칸리그에서 최하위. 타선이 득점을 내줘도 투수들이 이를 지키지 못하며 지는 경기가 늘어갔다. 키건 에이킨(26) 브루스 짐머맨(26) 딘 크레머(25) 등 젊은 투수들이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비오는 날 먼지나게 두들겨맞았다. 그렇다고 베테랑들이 힘을 낸것도 아니었다. 하비는 28경기에 등판했지만, 127 2/3이닝 소화에 그쳤고 6승 14패 평균자책점 6.27로 내용도 안좋았다. 다른 팀이었다면 28경기씩 기회를 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불펜에서는 딜런 테이트(67 2/3이닝 4.39) 타일러 웰스(57이닝 4.11) 태너 스캇(54이닝 5.17) 폴 프라이(47 1/3이닝 6.08)가 고생했지만, 모두 결과가 안좋았다. 설서를 포함해 여섯 명의 선수가 마무리를 나눠 맡았다. 이 팀에게 마무리는 사치품이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54번의 세이브 기회가 있었고 이중 26세이브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리그 최소 세이브다.

타자들도 잘한편은 아니었다. 팀 OPS .706으로 아메리칸리그에서 뒤에서 4위였다. 득점권 타율은 0.232로 아메리칸리그 최하위. 개개인을 살펴보면 괜찮은 선수들이 몇 있었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여전히 아쉬웠다.

앞으로 할 일 FA: 페르난도 아바드, 맷 하비 연봉조정: 트레이 만시니, 페드로 세베리노, 팻 발리이카, 앤소니 산탄데르, 호르헤 로페즈, 폴 프라이, 태너 스캇, 존 민스

직장폐쇄직전 겨울은 조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세 차례 30홈런 시즌을 보냈지만 하락세가 확연한 내야수 루그네드 오도어를 최소 연봉 수준으로 영입했고 지난 시즌 텍사스에서 180이닝을 던지고도 평균자책점 5.15로 부진했던 조던 라일스와 1년 7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것이 전부다. 직장폐쇄가 풀린 뒤에도 이같은 땜질식 영입이 간간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홈구장 캠든 야즈의 좌측 펜스를 26.5피트(약 8.08미터) 뒤로 밀고 펜스 높이도 13피트(약 3.96미터)로 높이는 공사가 진행중인데 이 공사가 완료되면 투수들은 조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