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코로나 영웅들이 원하는 건 공정한 처우다

이종현 기자 2022. 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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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는 신년기획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한 9명의 '코로나 숨은 영웅'을 만나 인터뷰했다.

우리가 만난 이들 중에는 코로나 환자 이송을 위해 서울에서 경북 김천까지 300km를 달려간 이근협 서울동대문소방서 소방장과 지난 2년 간 코로나 전담 병동에 투입돼 밤낮 없이 일한 장소형·이승희 경희의료원 간호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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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동팀장

조선비즈는 신년기획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한 9명의 ‘코로나 숨은 영웅’을 만나 인터뷰했다. 우리가 만난 이들 중에는 코로나 환자 이송을 위해 서울에서 경북 김천까지 300km를 달려간 이근협 서울동대문소방서 소방장과 지난 2년 간 코로나 전담 병동에 투입돼 밤낮 없이 일한 장소형·이승희 경희의료원 간호사도 있었다.

잘못된 판단과 오락가락하는 방역정책으로 국민들의 희생을 강요한 정부 각료와 정치인이 아니라 이들이 ‘K-방역’의 진짜 주역이다.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이 효과가 있었다면 그건 우리가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제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낸 영웅들 덕분이다. 9명의 영웅들을 만난 건 그런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이들은 ‘영웅’이라는 말에 손사래쳤다. 그리고 말했다. 고맙다는 인사치레보다는 도와달라고.

이근협 소방장은 “현장의 구급대원들은 모두 번아웃 상태”라며 “정신적인 부분이나 육체적인 부분 모두 보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방장과의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이틀 뒤 평택시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평균 5명의 소방관이 순직했고, 현장에서 다친 소방관은 567명에 달했다.

경희의료원에서 2년째 코로나 환자를 돌보고 있는 장소형·이승희 간호사는 “처음에는 영웅이라는 말이 좋았지만 2년이 지나도 바뀌는 게 없는 현실에 힘들다”며 “이제는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정부가 처우 개선에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전담 병원의 간호사 퇴사율은 20~40%에 달하는 실정이다. 시대착오적인 3교대 근무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 많은 간호사가 쓰러지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지만, 정작 이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들이 원하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지난 17일 눈발을 맞으며 청와대 앞에 모인 250명의 소방관들이 요구한 건 소방공무원 공상추정법 제정이었다. 소방관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다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는 법이다. 왜 아직까지 없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법이다. 이들이 원하는 건 영웅이라는 인사치레가 아니라 상식적이고 공정한 처우였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힘을 모으면 어려울 게 전혀 없는 일이다. 이제는 우리가 영웅들을 도울 때다.

[이종현 기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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