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비토] 골프는 그립에서 시작해 그립으로 끝나는 운동.

2022. 1. 20.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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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그립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립이다.

그립은 신체와 클럽을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을 해 좋은 스윙과 나쁜 스윙은 그립에서부터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립을 잘 잡지 못하면 신체의 다른 근육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한다. 프로의 스윙이 간결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그립이 좋기 때문이다. 그립은 스윙궤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마추어는 그립이 좋지 않아 샷을 할 때마다 매번 궤도가 바뀌어 이상한 스윙이 된다.

엽기적인 스윙을 가진 골퍼들은 그립이 좋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골프를 인체로 가정했을 때 그립은 심장의 고동과도 같다. 심장이 멈추면 살 수 없듯이 그립이 나쁘면 그 골퍼의 진보도 영원히 멈추게 된다. 골프는 그립이 70, 셋업이 20, 나머지 10 프로가 스윙이다. 많은 골퍼들이 10 프로에 불과한 스윙에 올인 해 중요한 90 프로를 무시한다. 골프가 어려운 건 그런 무시 때문이다. 계속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오비가 나도 스윙을 탓하지 그립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립이 잘못되면 스윙 중 오류를 보정하기 위해 또 다른 오류를 범해야 한다. 그래서 점점 더 이상한 스윙으로 전락해 골프 장애자가 된다. 평생을 노력해도 진보가 없는 골퍼, 몇 년 동안 실력이 제자리인 골퍼들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립이 좋지 않은 것이다. 그립이 나쁘면 평생 고수가 될 수 없다. 나쁜 그립으로 연습장에서 어느 정도의 샷을 구사하는 것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드에서는 그런 호사가 불가능하다. 고수가 되려면 그립을 점검하고 익혀야 한다. 명망 있는 프로와 라운드를 하면 꼭 그립에 대한 조언을 받는 게 좋다. 그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손과 클럽에 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갑이 자주 찢어지는 골퍼는 그립을 약하게 잡은 상태로 손과 클럽에 공간이 많은 것이다. 그립은 왼손과 오른손이 하나로 겹쳐지게끔 겹쳐 잡는다.

양손을 겹치는 그립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왼손 검지 위를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덮어 잡는 오버래핑 그립이 있고 타이거 우즈처럼 왼손 검지와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고리처럼 걸어 잡는 인터로킹 그립이 있다. 힘이 약한 어린 아이는 베이스 볼 그립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그립을 잡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골프 역사상 최고라는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는 인터로킹 그립을 하고 절대 다수의 최고 선수들은 오버래핑 그립을 잡기 때문이다. 오버래핑 그립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오른손의 힘을 억제해 양손에 힘이 균등하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양손의 결합성이 인터로킹보다는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훨씬 많은 그립이다.

그립을 체크하는 여섯 가지 방법이 있다.

1.그립을 잡았을 때 양손의 엄지와 집게손가락이 만든 V자의 꼬리가 오른쪽 귀와 오른쪽 어깨 사이를 향하고 있는가. 2. 그립을 잡았을 때 왼손과 오른손의 바닥이 서로 평행하게 마주보고 있는가. 3. 그립을 쥔 손의 강도는 10의 힘을 기준으로 7 이상의 세기로 잡았는가. 4. 스윙 내내 그립의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가. 5. 그립을 잡는 위치가 정확한가를 점검하는 습관을 가졌는가. 6. 피니시에서 어드레스 시의 그립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가.

프로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가장 먼저 점검하는 것이 그립이다. 좋은 샷은 그립에서 나오는데 이는 클럽 페이스의 각도가 그립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골프공의 방향과 비거리도 그립이 좌우한다. 그립이 좋아야 스윙도 좋다. 그립을 잡을 때 압력 점을 잘 찾아내 클럽과 손 사이의 빈틈을 최대한 없애보자.

그립이 올바르면 스윙의 궤도가 좋아져 똑바로 멀리 칠 수 있다. 골프는 그립으로 시작해 그립으로 끝나는 운동이다. 나쁜 그립은 아름다운 스윙을 포기하는 것이란 격언을 절대로 잊지 말자. 골프 실력이 진보하고 싶으면 아주 짧은 기억력을 가지는 것이 좋다. 금붕어가 어항에서 나름 행복하게 사는 것은 짧은 기억력 때문이다. 실수한 것을 금방 잊고 다시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진보의 한 방법이다. 습관은 습성이 되고 습성은 천성이 된다. 올바른 그립 방법을 매일 10분씩 연습해 보자. 좋은 그립을 천성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생에 분명 언더파를 칠 수 있다.

*어부(漁夫) 비토(Vito)라는 필명을 갖고 있는 김기호 프로는 현재 K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중인 현역 프로입니다. 또한 과거 골프스카이닷컴 시절부터 필명을 날려온 인기 칼럼니스트로 골프는 물론 인생과 관련된 통찰로 아름다운 글을 독자 여러분께 선사할 것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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