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골든 보이’서 ‘추락한 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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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46) 국가안보보좌관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을 구해낼 수 있을까.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등으로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설리번 보좌관이 여러 각도에서 조명받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FP)’는 18일(현지 시각) ‘바이든 독트린 정의하기’란 제목으로 설리번 보좌관과 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바이든 독트린’의 설계자가 설리번이란 사실을 보여주는 보도로 처음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란) 전쟁을 피하기 위한 어떤 출구를 찾고 있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군사 지원을 할 것인가?” 같은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설리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근본적인 질문에 관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독립적 주권국가로 존재할 권리가 있나? 민주주의 국가가 될 권리가 있나? 유엔 헌장과 국제법, 국제사회는 ‘그렇다’고 말한다. 이것이 핵심적 근본 원칙”이라고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에 대한 우리 정책의 근본적 목적은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P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맞춰 설리번 보좌관을 인터뷰할 정도로 그는 바이든 백악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한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 정책 결정에서 블링컨 국무장관보다 설리번의 영향력이 세다는 말은 쉽게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작년 11월 말 설리번이 40대 나이에 국가안보보좌관이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했다. 바이든은 설리번을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지성인”으로 평가하고, 힐러리는 “미래의 대통령감”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예일대 로스쿨 졸업 뒤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의 수석법률고문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그는 클로버샤의 소개로 힐러리 클린턴을 만나 민주당의 ‘골든 보이’가 됐다. 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힐러리를 첫 국무장관으로 임명하자, 정책기획국장과 장관 부비서실장으로 국무부에서 활동했다. 2015년 ‘복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미국의 유명 외교관 리처드 홀브룩은 “(클린턴의 국무부에서) 알아둬야 할 단 한 사람은 조직 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일을 해결해내는 제이크 설리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설리번은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냈다. 설리번의 아내는 현재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마거릿 굿랜더. 민주당 정권의 이너 서클에 있던 두 사람이 2015년 예일대에서 결혼할 때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브레이어 대법관,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 등 쟁쟁한 인물이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 1년을 거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그는 지난해 혼돈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영국·호주와의 핵잠 동맹 ‘오커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거진 프랑스와의 균열, 미중 갈등 심화, 인플레이션을 부른 국제 유가(油價) 급등 등으로 ‘추락한 스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그는 아프간 철군 당시에는 하루에 2~3시간 자고, 새벽에도 이메일에 답할 정도로 온몸을 바쳐 일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다.
설리번은 ‘아프간 철군 시 유혈 사태’라는 오점이 자신의 경력을 규정하지 않도록 하려고 무역, 국제 공급망, 동맹 정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포린 폴리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동맹 심화’와 ‘미국 중산층을 위한 외교’를 ‘바이든 독트린’으로 남기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 대유행, 우크라이나 위기,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등은 ‘바이든 독트린’의 미래는 물론 자신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워싱턴 싱크탱크의 한 인사는 “참모로서 설리번은 유능했지만 국가안보보좌관은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행정부 내의 치열한 토론 없이 대통령의 뜻을 이행만 하려고 하면 아프간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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