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삶의 우선순위? 옛날엔 골프, 이젠 딸이죠"
[경향신문]
LPGA 개막전 토너먼트 챔피언스
2018년 ‘위민스 챔프’ 자격 출전
“아이 웃음 보면 모든 생각 사라져”
미셸 위(33·미국·사진)가 ‘골프 천재소녀’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때가 2000년대 초반이다.
하와이 출신 재미교포 미셸 위는 위성미라는 한국명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만 13세이던 2003년 성인들의 무대인 US 여자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에서 우승해 돌풍을 일으켰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2006년)에서 성인 남자대회 컷 통과에 도전, 화제를 모았다. 아시안 투어로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는 기어이 컷 통과에 성공하는 등 장래성을 입증해 글로벌 스포츠용품사 나이키가 10년간 1000만달러 후원 계약을 맺는 특급대우를 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엄마 선수가 된 미셸 위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CC(파71·6645야드)에서 열리는 힐튼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만달러)를 통해 투어에 복귀한다. 2019년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인 제리 웨스트의 아들 자니 웨스트(미국)와 결혼한 미셸 위는 2020년 6월 딸 마케나를 낳은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동보다 한동안 육아에 더 전념해왔다.
최근 2년 동안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들만 출전하는 ‘챔피언들의 잔치’인 이 대회에 미셸 위는 출산 휴가 복귀선수로서 2018년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다. 잠시 의욕적으로 6개 대회에 나섰던 2021 시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6월) 이후 7개월 만의 대회 참가다.
대회 개막 이틀 전 공식 인터뷰에 나선 미셸 위는 “내 삶의 우선순위가 모두 바뀌었다”며 “전에는 먹고, 자고, 숨쉬는 것 등 전부가 골프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딸이 최우선”이라며 웃었다. “투어 선수로 활동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마케나에게 모범이 될 만한 것을 보여주고, 남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처럼 왕성하게 선수생활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PGA 투어에서 통산 5승(메이저 1승)을 거둔 미셸 위는 “마침내 보모를 구했지만, 아이가 한창 뛰어다닐 때라 연습장에 데리고 나갈 수 없다. 2시간~2시간 반 정도 연습하고 있다”면서 “어릴 때는 골프를 잘 못 치면 끝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아이의 웃음을 보면 모든 생각이 사라진다”며 선수활동과 육아 및 비즈니스 등으로 삶의 균형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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