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의 '아픈 손가락' 강아정
[경향신문]
해결사 역할 기대하며 영입했지만
베테랑슈터 모습 실종 ‘부진의 늪’
입단 동기 김한별은 페이스 찾아
창단 첫 ‘봄 농구’ 위해 부활 절실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해결사와 구심점 부재’에 시달렸다. 초반에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후반 집중력 저하로 경기를 내주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결국 2020~2021시즌이 끝난 뒤 택한 전력 보강 카드는 ‘베테랑’이었다. 지난해 4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BNK에 입단한 강아정(33·사진)과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한별(36)은 득점력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 시즌 이들의 활약은 기대에 못 미쳤다. 부상 후유증과 함께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에 시간이 걸리며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김한별은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며 시즌 후반 팀의 상승세에 보탬을 줬지만 강아정은 아직 완벽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아정은 올 시즌 BNK가 치른 23경기 중 16경기에 나와 평균 5.9점, 2.1리바운드를 올렸다. 이번 시즌 전까지 평균 10.4점에 3.6리바운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3점슛은 20개를 성공시켰다. 경기당 1.25개.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로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KB스타즈 시절 승부처에서 보여준 클러치 능력은 아예 실종됐다.
지난 17일 삼성생명전에서도 3점슛 3개를 던져 2개를 성공시켰으나 그게 이날 강아정이 올린 득점의 전부였다.
무엇보다도 슛 밸런스가 예전 같지 않다. 슈팅 타이밍이 늦을뿐더러 찬스에서 주저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지난 13일 우리은행전이 끝난 뒤 “강아정이 옆에서 오는 패스를 받아 슛을 던질 때 리듬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KB 시절 박지수가 골밑 근처 안에서 빼주는 패스를 받아 넣는 데 익숙하다가 스타일이 다른 BNK의 농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기력이 떨어지다 보니 박정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박 감독은 “강아정이니까 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몸상태가 그렇게 베스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히 득점포를 가동하는 것 말고도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수비를 흔드는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BNK가 삼성생명과의 4위 싸움에서 치고 올라가려면 강아정의 ‘부활’이 절실하다. 예전처럼 고비 때마다 외곽포를 펑펑 터뜨려준다면 금상첨화다.
진안의 건재와 이소희의 성장, 김한별의 가세로 어느 정도 틀이 잡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강아정의 클러치 슈팅 능력이 살아난다면 팀 전력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아정이 BNK의 창단 첫 ‘봄 농구’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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