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DC현산..내부 인재도 경쟁사에 빼앗길판

방윤영 기자 2022. 1. 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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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제거되지 못한 잔해물이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뉴스1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주택 정비사업에서 강자였던 HDC현산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당장 손실이 문제가 아니라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내부 직원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비사업 강자였으나 설자리 잃어…안양 관양현대 재건축이 신호탄될듯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HDC현산이 존폐 위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HDC현산은 특히 주택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에서 강자의 위치를 지켜왔는데, 이번 사고로 치명타를 입으면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 직후에는 1~2년 영업이 어렵겠다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존폐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며 "업계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데미지를 입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 두 사업장에서 손실을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를 따지는 정비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정비사업에서는 시공사의 시공능력도 중요하지만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도 따진다. HDC현산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9위로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시공사다. 브랜드 아이파크는 2001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삼성동 아이파크, 해운대 아이파크,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등 굵직한 사업을 수행해왔다. 지난해에도 상계1구역, 미아4구역, 대구 범어목련 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야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리며 상위 10위권 자리를 지켰다.

16일 경기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업계에서는 다음달 5일 예정된 경기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결과가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본다. 안양 관양현대는 HDC현산과 롯데건설이 맞붙은 곳으로, 광주 사고 이전까지 HDC현산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에서 홍보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이미 롯데로 돌아선 분위기"라고 했다.

올해 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에서도 HDC현산을 컨소시엄에서 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 2678가구를 짓는 잠실 진주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HDC현산과 삼성물산이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잠실 진주에서 HDC현산만 계약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과거에도 분양을 앞두고 시공사를 교체한 일이 있어서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쟁자 위기에 표정관리 나선 건설사…인력 유출 움직임도
건설업계는 동종업계의 비극에 말을 아끼면서도 HDC현산이 빠져나갈 사업장을 노리며 표정관리 중이다. 게다가 HDC현산 인력을 빼가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곳도 있어 인력 유출 움직임도 나타난 상태다.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HDC현산과 맞붙거나 계약 취소 움직임이 있는 사업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며 "건설업계의 비극이긴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와 표정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HDC현산은 주택 사업 강자여서 좋은 인력이 많은 편"이라며 "정비사업에서는 인맥과 경험이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만큼 주요 건설사에서 HDC현산 직원에게 접근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HDC현산 내부에서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1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HDC현산 건축직 직원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4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수 많은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일궈온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현실 앞에 가슴이 아프다"며 "저희 회사는 결코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거라 믿고, 이번을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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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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