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DC현산..내부 인재도 경쟁사에 빼앗길판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주택 정비사업에서 강자였던 HDC현산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당장 손실이 문제가 아니라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내부 직원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 직후에는 1~2년 영업이 어렵겠다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존폐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며 "업계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데미지를 입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 두 사업장에서 손실을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를 따지는 정비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정비사업에서는 시공사의 시공능력도 중요하지만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도 따진다. HDC현산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9위로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시공사다. 브랜드 아이파크는 2001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삼성동 아이파크, 해운대 아이파크,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등 굵직한 사업을 수행해왔다. 지난해에도 상계1구역, 미아4구역, 대구 범어목련 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야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리며 상위 10위권 자리를 지켰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5일 예정된 경기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결과가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본다. 안양 관양현대는 HDC현산과 롯데건설이 맞붙은 곳으로, 광주 사고 이전까지 HDC현산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에서 홍보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이미 롯데로 돌아선 분위기"라고 했다.
올해 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에서도 HDC현산을 컨소시엄에서 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 2678가구를 짓는 잠실 진주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HDC현산과 삼성물산이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잠실 진주에서 HDC현산만 계약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과거에도 분양을 앞두고 시공사를 교체한 일이 있어서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HDC현산과 맞붙거나 계약 취소 움직임이 있는 사업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며 "건설업계의 비극이긴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와 표정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HDC현산은 주택 사업 강자여서 좋은 인력이 많은 편"이라며 "정비사업에서는 인맥과 경험이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만큼 주요 건설사에서 HDC현산 직원에게 접근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HDC현산 내부에서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1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HDC현산 건축직 직원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4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수 많은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일궈온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현실 앞에 가슴이 아프다"며 "저희 회사는 결코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거라 믿고, 이번을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송지아, 디올 협찬 영상에도 '짝퉁' 백?…"그럼 디올이 몰랐겠나" - 머니투데이
- '하트시그널3' 박지현도 트리마제 거주?…송지아와 같은 소속사 '불똥' - 머니투데이
- 에이핑크 컴백, '학폭 의혹' 박초롱 참여 vs 손나은 불참…논란 - 머니투데이
- 故 신해철 10대 아들·딸 '자본주의학교' 출연…"홀로서기 응원" - 머니투데이
- 20년간 복권 4번 당첨, 55억 받은 美 남자…"복권 얼마나 샀길래" - 머니투데이
- 성추문 입막음 재판서 트럼프 또 1000불 벌금 - 머니투데이
-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 머니투데이
- 교육부, '의대생 유급 방지책' 대학들에 요청…학년제 제시 - 머니투데이
- "눈 마주쳤다"…술 취해 여대생 뺨 때린 서대문구 공무직 남성 - 머니투데이
- 이상민, 69억 빚 청산 어떻게?…"돈 모으려고 했으면 이렇게 못했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