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높게 불렀나..바로크 거장 '카라바조 천장화 저택' 유찰
[경향신문]
시작가 6398억원 ‘세기의 경매’
오는 4월 ‘20% 할인’ 2차 진행
바로크 회화의 대표적 거장 카라바조(1571∼1610)의 천장화가 있는 이탈리아 로마 저택 ‘빌라 루도비시’가 경매에 나왔으나 매수 희망자가 없어 거래에 실패했다.
ANSA통신, 라레푸블리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저택은 18일 오후(현지시간) 4억7100만유로(약 6398억원)를 시작가로 경매에 들어갔으나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20% 할인된 가격으로 2차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경매는 부동산으로는 역대 최고가로 시작됐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세기의 경매’라고 부르며 거래 성사 여부를 주시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570년 건립된 이 저택은 대지 2800㎡(약 847평) 규모로 십자가 모양의 6층짜리 건물 한 채와 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카라바조 천장화를 소장한 곳이다. 천장화는 카라바조가 20대 중반인 1597년 완성한 것이다. 천장화의 가치만 3억1000만유로(약 422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저택은 교황을 두 명이나 배출한 이탈리아의 명문가 루도비시 가문이 1621년부터 소유해왔다. 2018년 마지막 후손 니콜로 본콤파니 루도비시가 사망한 뒤 유족들 간 유산 상속 분쟁이 불거지자 법원이 경매 분할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하면서 경매에 나왔다. 경매 시작가는 당시 법원의 감정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경매를 앞두고 현지 시민사회에서는 정부가 문화재급 가치를 지닌 이 건축물을 사들여 복원·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온라인 청원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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