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2050년까지 넷제로" 석유 기업도 '탄소중립' 흐름에
[경향신문]
생산 과정서 배출 줄이기로
FT “경쟁업체 비해선 미흡”
거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세계 각지의 사업장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면서 2050년까지 석유와 가스 생산 사업장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에너지 효율성 제고, 메탄 유출 감축, 설비 개선, 가스전의 천연가스 배출·연소 중단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엑손모빌의 이날 발표로 미국과 유럽의 모든 거대 석유업체들이 탄소중립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엑손모빌은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력에 직면해왔다. 앞서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온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엑손모빌 이사회에 3명의 이사를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엑손모빌은 6년간 탄소배출 감축에 150억달러(약 17조9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2030년까지 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 셰일오일 생산지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엑손모빌이 이날 발표한 탄소중립 계획은 석유와 가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이들 제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엑손모빌과 관련된 탄소배출의 대부분은 소비자들이 이 회사 제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글로벌데이터 애널리스트 윌 스카길은 엑손모빌이 제품 생산과정의 온실가스 배출(Scope 1·2) 이외에 제품 사용과정의 배출(Scope 3) 관련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성장하는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발표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거부해온 엑손모빌 입장에서는 큰 진전이라면서도 경쟁 업체들보다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미국 옥시덴털, 이탈리아 에니, 로열더치셸 등은 소비자 판매 제품에서도 배출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통신도 석유 생산의 점진적 축소 및 재생에너지 생산 증대 등으로 녹색에너지 전환을 주도해온 유럽 에너지 기업들과 비교하면 엑손모빌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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